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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템파베이' 최지만 MLB 활약상

탬파베이 최지만 "평생 한 번 경험하기 힘든 WS, 난 행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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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앞둔 최지만 서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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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뒤 피터 페어뱅크스와 함께 환호하는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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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도전한 지 10년만에 최고 무대에 선다. 탬파베이 레이스 내야수 최지만(29)이 월드시리즈(WS·7전4승제)에 출전한다. 한국인 타자가 월드시리즈에 나서는 건 최지만이 최초다. 21일 시작하는 LA 다저스와 WS를 앞두고 최지만과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최지만은 2006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세 번의 이적을 거친 최지만은 지난해 탬파베이에서 자리를 잡았고, 마침내 WS까지 서게 됐다. 최지만은 "기분이 참 좋다. 아마추어 시절 우승 경험이 없다. 프로, 그것도 메이저리그에서 첫 우승(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의 기쁨을 맛봐 너무 짜릿하고 좋다"고 했다. 이어 "지금의 기쁨은 잠시 접고, 더 큰 우승(월드시리즈)을 위해서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지만은 "미국에 처음 올 때는 날씬하고 피부가 좋았는데 이제 곧 30대가 된다. 세월이 빠른 것 같다"며 "10년이란 세월 동안 꿈꿔왔던 메이저리거가 되고, 평생 한 번 경험하기 힘든 월드시리즈까기 가게 되어 영광이다. 야구는 단체 운동이라 혼자 힘으로는 절대 월드시리즈에 갈 수 없다. 좋은 동료, 좋은 코칭스태프를 만나서 가능했다. 난 운이 좋다"고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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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ALCS에서 홈런을 때린 최지만. [USA투데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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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연승을 거둔 뒤, 3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7차전을 잡아내고 4승3패로 승리했다. 최지만은 "대다수 선수들은 3연패 뒤에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특히 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겐 지난해 디비전시리즈에서 2승3패로 아쉽게 진 경험이 있어 또 질 수 없다는 오기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7차전에서 상대 선발(랜스 맥컬러스, 3과 3분의 2이닝 3실점)을 집요하게 공략해 4,5회 전에 강판시키자고 했는데 적중한 것 같다"고 했다.

최지만의 이번 가을 활약은 눈부시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타율 0.290(31타수 9안타), 2홈런 4타점. OPS(장타율+출루율)는 0.952로 팀 내 3위다. 최지만은 "지난해 한 번 경험한 게 도움이 됐다. 개인적인 성적보다는 어떻게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면 탈락이기 때문에 정규시즌보다 좀 더 집중한 것은 사실이다. 경기장에 팬들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했다.

최지만은 "평소에 하던 대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이라고 크게 긴장하진 않았다. 다만 피로도가 높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많이 쉬고,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잘 먹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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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S 2차전에서 다리를 찢는 포구로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최지만(왼쪽).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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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리즈에선 최지만의 수비도 화제였다. 프로야구 원년 '학다리'로 불린 OB 베어스 신경식(현 LG 코치)처럼 다리를 찢어 포구하는 장면을 여러 번 연출했다. 최지만은 "1루수는 포구가 중요한 포지션이다. 다른 1루수들의 수비를 연구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유연성을 길러 다리를 찢을 수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오프시즌이나 스프링캠프 때 숏바운드 공을 잡는 '스쿱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총연봉이 28위(2829만달러)다. WS에 만나는 다저스(1억792만 달러) 4분의 1 수준인 '스몰 마켓' 팀이다. 하지만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모아 '저비용 고효율'로 성과를 냈다. AL 승률 1위(40승20패)에 이어 1998년 창단 이후 첫 우승까지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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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배팅볼을 던져주는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 그는 현역 시절엔 평범한 백업 포수였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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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심엔 젊은 감독 케빈 캐시(43)가 있다. 캐시 감독은 오프너(구원투수가 선발로 1회만 던지는 전략), 플래툰(상대투수에 따라 다른 라인업), 현란한 투수교체 등을 구사한다. 최지만은 "우선 권위적이지 않고 선수들과 격의 없이 편하게 지내는 것이 좋다.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친화력이 좋다. 특정 선수에게 의지하지 않고,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 그래서 랜디 아로자레나 같은 깜짝 스타도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최지만이 말한 아로자레나는 이번 가을 최고의 스타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25살의 신예 아로자레나는 이번 가을 14경기에 출전해 7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최지만은 "지금 아로자레나의 모습은 지구인이 아니다"라고 웃으며 "팀원들도 '이런 미친 선수가 또 나올 수 있을까'라며 놀라고 있다. WS에서도 계속 미쳐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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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랜디 아로자레나(왼쪽)와 최지만.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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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은 "예년과 같았다면 한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WS를 봤을텐데, 내가 거기서 뛰게 됐다. 과거 이 무대를 경험한 박찬호, 김병현, 류현진 선배처럼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할테니 한국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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