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석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를 방문한 뒤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전월세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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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 ‘호남 끝어안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돌연한 사망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확정된 이후 이 같은 서진(西進)행보는 보다 명확해진 모습이다. 지난 8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무릎 꿓은 것이 대표적이다. 대표가 5·18 민주묘지에서 15초간 무릎꿇고 울먹이는 장면이 보수정당에서는 처음 연출된 것이었다.
선언적 사과 뿐만이 아니었다.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회는 향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호남 출신을 당선권 내에 25%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정운천 국민통합위원장은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10월 말에 주호영 원내대표와 예산결산위원들이 호남을 방문해 주요 현안·예산을 챙길 것”이라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호남동행국회의원이 전북, 광주, 전남을 순차 방문해 각 지자체와 자매결연을 맺고 국비 확보를 위한 예산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도 지난 14일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호남사람들이 ‘한을 풀어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달라’고 저한테 말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서울시 인구 구성 비율을 볼 것 같으면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게 호남지역 사람들”이라며 “말로만 할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국민 통합에 노력한다고 실질적으로 인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는 호남을 끌어안아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실제 서울의 구청장 25명 가운데 24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이 가운데 21명이 호남 출신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호남출신 유권자들이 어떤 투표성향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선거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내준다면 당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호남 끌어안기’는 어찌보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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