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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내년 서울시장 선거 이기려면…김종인의 이유있는 호남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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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남 보성 출신 정양석 전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한 것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성패는 호남민심을 얼마만큼 설득하느냐에 달려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 25명 구청장 가운데 출신지로 따지면 21명이 호남출신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시당위원장이자 호남민심 이해도가 높은 정 전 의원에게 당 살림을 맡겼다는 것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올인(다 걸기)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조선일보

정양석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를 방문한 뒤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전월세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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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 ‘호남 끝어안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돌연한 사망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확정된 이후 이 같은 서진(西進)행보는 보다 명확해진 모습이다. 지난 8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무릎 꿓은 것이 대표적이다. 대표가 5·18 민주묘지에서 15초간 무릎꿇고 울먹이는 장면이 보수정당에서는 처음 연출된 것이었다.

선언적 사과 뿐만이 아니었다.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회는 향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호남 출신을 당선권 내에 25%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정운천 국민통합위원장은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10월 말에 주호영 원내대표와 예산결산위원들이 호남을 방문해 주요 현안·예산을 챙길 것”이라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호남동행국회의원이 전북, 광주, 전남을 순차 방문해 각 지자체와 자매결연을 맺고 국비 확보를 위한 예산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도 지난 14일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호남사람들이 ‘한을 풀어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달라’고 저한테 말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서울시 인구 구성 비율을 볼 것 같으면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게 호남지역 사람들”이라며 “말로만 할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국민 통합에 노력한다고 실질적으로 인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는 호남을 끌어안아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실제 서울의 구청장 25명 가운데 24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이 가운데 21명이 호남 출신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호남출신 유권자들이 어떤 투표성향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선거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내준다면 당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호남 끌어안기’는 어찌보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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