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타구 낚아챈 린저쉬안과 홈런 도둑맞은 판옌팅 |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대만프로야구(CPBL) 푸방 가디언스의 중견수 린저쉬안(32)이 1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을 장식했다.
린저쉬안은 전날 퉁이 라이언스와의 방문경기에서 2-2로 맞선 6회말 상대 선두타자 판옌팅의 큼지막한 타구를 끝까지 따라붙은 뒤 마지막 순간,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 타구를 점핑 캐치로 낚아챘다.
쉽게 보기 어려운 '슈퍼캐치'였지만 그 때문에 MLB닷컴이 린저쉬안의 플레이에 주목한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다음이었다.
린저쉬안은 공을 잡았음에도 마치 아쉽게 놓친 선수처럼 고개를 떨구고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린저쉬안의 능청맞은 연기에 경기장에 있는 모두가 속았다.
홈팬들은 홈런인 줄 알고 열광했고, 판옌팅은 개선장군처럼 베이스를 늠름하게 돌았다.
3루 코치는 물론 홈플레이트까지 마중 나온 1루 코치와도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했다. 홈팬들을 향한 세리머니도 잊지 않았다.
TV 중계화면에서도 홈런 자막이 뜨고 해설진도 홈런을 외쳤지만, 린저쉬안은 판옌팅이 베이스를 모두 돈 뒤에야 글러브에서 공을 꺼내 내야진에게 건넸다.
그때서야 상황을 알게 된 푸방 벤치는 열광했다.
극적인 반전에 판옌팅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쉽게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린저쉬안의 호수비로 실점하지 않은, KBO리그 출신의 푸방 선발투수 헨리 소사는 뒤늦게 린저쉬안에게 감사를 표했다. 린저쉬안도 모자를 벗어 답례했다.
린저쉬안은 전 메이저리거다. 2012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9경기에서 안타 3개를 친 것이 메이저리그 경력의 전부다.
2008년 미국팀과 세계팀의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올랐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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