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도주 도중 총살…佛언론 "18세 무슬림"
프랑스 유럽에서 무슬림 가장 많아
마크롱 "프랑스내 불평등이 극단주의 낳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만화를 보여준 교사가 참수당한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AFP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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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수업시간 중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만화를 보여준 교사가 목이 잘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사건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해당 피해자 교사가 방문한 학교를 방문해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며, 극단주의에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5년 샤를로 에브도 또 다시 테러사건 불씨
US투데이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오후 5시께 이블린주 콩플랑-생트-오노린에서 학교 거리에서 중학생 역사 교사가 숨졌다. 지난 5일 이 교사는 수업시간에 무함마드를 소재로 삼은 풍자만화를 소재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흉기를 들고 달아나는 용의자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 명령했으나 이를 따르지 않아 사살했다. 용의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프랑스 언론들은 용의자가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18세 체첸인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체첸공화국 주민의 대다수는 이슬람교를 믿는다.
살해된 교사가 수업시간에 보여준 프랑스 잡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화는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5년 이슬람 테러리스트는 이 만화에 앙심을 품고 샤를리 에브도 편집국에 납입해 편집장과 만화가, 경찰 등을 포함해 12명을 살해했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가 살해된 교사가 수업시간에 샤를리 에브도 무함마드 만화를 보여줬다는 사실을 듣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교사는 토론 수업 이후, 위협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밤늦게 범행 현장을 찾아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그는 “우리의 동지 한 명이 표현의 자유, 믿음과 불신의 자유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살해됐다”며 “우리는 모두 함께 시민으로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교분리법 개정안 준비 중
유럽 내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프랑스는 현재 이슬람 극단주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3년간 이슬람 극단주의 관련 단체가 배후 조정한 테러로 230명 넘는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에는 샤를리 에브도가 2015년 테러사건을 저질렀던 쿠아치 형제의 공범들에 대한 재판이 열리는 것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논란이 됐던 만화 12컷을 겉표지로 장식한 잡지를 발행하자, 파키스탄 출신 18세 남성이 불만을 품고 흉기를 휘둘러 2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정교분리법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오는 12월 내놓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새로 공개될 법안은 이슬람 극단주의에 학생들이 세뇌되지 않도록 사립학교의 커리큘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건강 문제 외에는 어린이를 반드시 학교에 가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국가 보조금을 받는 지역사회협회 등은 비종교주의, 프랑스의 가치에 대한 준수 등을 약속해야 한다.
세뇌 반대 규정 등을 위반하는 단체는 폐쇄할 수 있도록 하고, 대중교통 등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의 직원이나 하도급 업체가 종교적인 상징을 몸에 걸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는 이같은 법이 프랑스 내 무슬림을 낙인찍거나 소외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는 프랑스 내 도시와 마을에서 무슬림이 많이 사는 지역이 슬럼화된 것이 일부 원인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그는 “우리가 스스로 분리주의를 만들었다”면서 “우리는 출신지에 따라 인구를 집중시켰고, 다양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으며, 경제적·사회적 이동 역시 보장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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