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1만1500개를 웃돌던 사모펀드 수는 지난 7일 9953개로 두 달 만에 13.4%나 급감했다. 특히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라임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6월 기준 27조258억원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뒤 14개월 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내세워 인기를 끌었던 사모펀드가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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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인 KB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증권사 전·현직 CEO들에게 '직무정지' 수준의 중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수위가 높은 순서대로 해임권고·직무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 이상은 중징계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판매사들은 자신들도 사기 사건의 피해자임에도 라임 및 옵티머스 사태 이후 선보상안 등 자구책까지 마련해 투자자 구제에 나섰는데 철퇴를 맞았다는 불만이 팽배한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모운용사와 문제 펀드의 감독을 소홀히 한 금융당국도 문제가 있는데 되려 판매사들에게만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모두 떠넘기는 모양새"라며 "사모펀드에서 문제가 생기면 판매사만 막대한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CEO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사모펀드를 팔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귀띔했다.
사모운용사들은 지난 2015년부터 업계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잇단 사모펀드사태까지 겹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사모운용사 관계자는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이전에도 군소 사모운용사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는 위험하더라도 공격적인 운용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다"며 "결국 사모운용사끼리 제로섬 게임을 벌이던 와중에 사모펀드 사기 사건으로 투심까지 악화되면서 결국 모두 다 죽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사모운용사는 모두 264개로 지난 2015년 사모펀드 제도 개편 이후 200개 이상 늘었다. 특히 부동산, 특별자산, 혼합자산 등 대체자산 중심 사모운용사는 2015년 33개에서 올해 3월 184개로 크게 증가했다.
또 자본시장연구원의 '국내 전문사모운용사 현황 및 경영성과 분석 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사모운용사 중 운용 규모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5년 35.6%에서 지난 3월 19.5%로 대폭 낮아졌다. 사모운용업계 시장 집중도를 보여주는 허핀달-허쉬만지수(HHI)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지난 2015년 2776에서 지난 3월 284로 급감했다. 개별 사모운용사가 얻을 수 있는 점유율이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이에 적자를 보거나 최소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모운용사도 늘고 있다. 최근 1년 기준 적자를 기록한 사모운용사 비중은 전체 적자 운용사 수 대비 2015년 8.3%(1개사)에서 올해 3월 45.1%(46개사)까지 증가했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부실 사모운용사의 증가 추세와 최근의 사태들은 운용사간 경쟁과 시장 참여자간 이해관계에 따라 사모펀드에 내재된 위험들이 나타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며 "사모운용업계는 운용능력 및 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감독당국은 사모펀드 시장이 시장규율에 따라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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