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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라임·옵티머스 사태

라임·옵티머스 의혹 ‘정면돌파’… 文대통령 “靑, 檢 수사 협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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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성역 없어” 적극 수사 지시

수사팀 검사 5명 추가… 총 18명 구성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라임·옵티머스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에 검찰 수사에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어느 것도 성역이 될 수 없다”며 “빠른 의혹 해소를 위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청와대는 라임·옵티머스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청와대 출입기록 등을 요청하면 검토해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청와대에서 강기정 전 정무수석을 만난 장면을 확인하기 위해 검찰이 청와대에 요청했다는 폐쇄회로(CC)TV 영상은 존속 기한이 지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라임 전주(錢主)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라임 검사 무마 청탁을 위해 이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서 ‘인사비’ 5000만원을 건넸다고 법정 증언했다.

강 대변인은 “검찰이 요청할 당시 이미 보존기간이 11개월 정도 더 지나서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영상자료였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관리지침에 따라 중요 시설의 CCTV 자료는 3개월, 기타시설은 1개월 정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 수사 협조 지시는 원론적인 말씀”이라며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보면 비공개 대상 정보가 규정돼 있는데 대통령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요청이 온다면 적극 협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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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법무부는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팀 대폭 증원 건의에 따라 검사 5명의 발령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돼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와 회계사 출신 검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경제범죄형사부를 중심으로 반부패수사부·범죄수익환수부검사 9명과 중앙지검 내부 충원 4명 등 모두 18명으로 전담 수사팀을 꾸린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사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인력 파견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력형 비리 의혹에 ‘정면돌파’ 의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정면 대응하기로 한 것은 청와대가 개입된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는 의혹을 불식시키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이 불거진 뒤로 정치권은 물론이고 검찰 안에서도 관련 의혹을 두고 몇 달간 공방전이 벌어지면서 국정추진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또 여권에선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여당의 총력 방어가 되레 국민들에겐 “뭔가 있다”는 의심만 부채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럴 때는 차라리 깔끔하게 사건을 털고 가는 게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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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연합뉴스


또한 문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비위 행위에 대한 엄단 의지를 강조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성역 없는 수사를 밝힌 만큼 청와대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공약한 검찰 개혁은 당연히 공정한 수사와 비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는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 수사를 문 대통령 임기 말까지 끌고 가기보다는 조기에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라임 사건의 중심에 서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증언까지 나온 상황이다. 권력 핵심부가 개입됐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마당에 청와대가 검찰 수사를 막고 있는 것으로 비쳐질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청와대 전·현직 관계자들의 연루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라임 사건의 경우 강기정 전 수석의 금품 수수 의혹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강세 대표가 청와대에서 강 전 수석을 만나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청와대 내부로 통하는 검색대에서 돈다발 등은 다 걸러진다는 것이다. 옵티머스 사건에서도 청와대 직원 명단이 포함된 로비 리스트는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자체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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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다만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을 대하는 청와대의 반응에서는 차이가 느껴진다. 옵티머스 사건보다는 라임 사건의 향배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與 “정쟁 허송세월” 野 “떳떳하면 특검”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여권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야당은 ‘정권 게이트 의혹’을 제기하며 확전을 꾀했고, 여당은 진화를 위한 적극적인 방어 태세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이 오로지 여권 인사와의 연루설만을 부풀리는 정쟁으로 허송세월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이 엄정 수사 의지를 밝혔고 검찰총장도 수사팀 증원을 지시한 만큼 투명하게 진실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을 향해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대신 사모펀드의 부실한 관리·감독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감사에 충실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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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여당에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여권) 정권 실세들이 관련된 것들이 나오고 자체 문서에 자기들이 그렇게 써놓았다”며 “떳떳하다면 국회 특검 받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 점 의혹 없이 하려면 정권을 끊임없이 비호하고 수사를 망쳤던 추미애(법무부 장관), 이성윤(서울중앙지검장)에 맡겨 둬서는 논란이 정리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에 검찰 수사에 협조할 것을 지시한 데 대해 “특검만은 피하겠다는 면피성 정치적 수사는 아니길 빈다”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청사를 방문하며 조속한 공수처 출범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우리 당이 야당에 26일까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제안해달라고 통보했다”면서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여기 와서 다시금 절감한다. 야당이 하루라도 빨리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박현준·정필재·곽은산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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