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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천이냐 아니냐” 지방 흩어진 윤석열 측근 모아놓고 與野 신경전

조선일보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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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천이냐 아니냐” 지방 흩어진 윤석열 측근 모아놓고 與野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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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대전·청주·광주·전주·제주 지법 및 지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0.10.13 국회사진기자단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대전·청주·광주·전주·제주 지법 및 지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0.10.13 국회사진기자단


추미애 법무장관이 부임한 이후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고위 검사들을 지방으로 보낸 인사가 공정했는지를 두고 여야가 국정감사 현장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 의원들은 13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의 대전고검·대구고검 등 전국 고등·지방검찰청에 대한 국감에서 지난 검찰 인사에 대한 질타를 이어갔다. 윤한홍 의원은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의 대전고검·대구고검 등에 대한 국감에서 박찬호 제주지검장에게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수사를 하고 있는 중에,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제주까지, 속된 말로 ‘날린’ 것”이라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직전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가 올해 1월 제주지검장으로 발령받았다. 윤 의원은 이 점을 지적하며 “정권 관련 수사를 하는 도중에 (지방으로 보내는) 이런 인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대검 차장으로 윤 총장을 보좌했던 강남일 대전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을 향해서도 “권력 비리를 수사하는 검사들은 좌천당하고, 모욕받았다”며 “여기 오신 분들이 대부분 그 인사를 당한 분”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강 고검장에게 “(차장 자리에) 5개월밖에 못있었는데, 정부권력에 충성을 좀 한 것 같은데 무엇을 잘못 보여 ‘학살’의 대상이 됐는지 궁금하다”고도 말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도 질의를 시작하며 “능력있고 검사다운 검사들을 지방 국감에서 많이 볼 수 있다는 게 제대로 된 나라인지 착잡하기 그지 없다”라고 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정당한 인사였다”며 맞불을 놓았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박 지검장에게 “언론에서 얘기가 많이 나와서 여쭤본다”며 “제주지검에 가신 게 좌천되신 건가”라고 물었다. 박 지검장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그렇죠?”라고 맞장구쳤다. 이 대화에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그러면 뭐라고 대답하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두 고검장을 포함해서 서울의 주요 요직에 계셨던 분들”이라며 “인사나 조직개편 등이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국감에서 여당 의원들은 지난 7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지휘에 대응해 윤석열 총장이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한 것이 부적절했다고 검사장들에게 지적했다. 김용민 의원은 강 고검장에게 “법적 근거가 없는 회의체인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질문했고, 박범계 의원은 “이런 식으로 총장 수사지휘권의 정당성을 획득하는 과정은 권한·책임을 분명히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 고검장은 “일반적 지휘·감독의 일환으로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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