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부실 도마…"감독 실패로 사태 키웠다" 야당 의원들 질타
오는 29일 라임사태 제재결과 발표…판매 증권사 중징계 예상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원금 손실을 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를 시작으로 사모펀드 사고가 연달아 터지면서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 책임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태에 정·관계 인사들의 연루의혹이 제기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국감 증인에 증권사 CEO 줄줄이 소환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는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가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건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옵터머스 판매 불법 여부 건과 관련된 증인으로 출석한다.
2018년 말 대신증권 부사장으로 취임한 오 대표는 지난해 말 대신증권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대신증권은 반포WM센터를 중심으로 라임펀드 2000억원 어치를 판매했고 그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논란을 낳았다. NH투자증권은 판매사 중 가장 많은 4327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했다. 전체 옵티머스펀드 설정액의 80%가 넘는 수준이다. 이에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가 NH투자증권과 옵티머스를 연결해줬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자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 책임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자본금 미달에 대한 조치 여부를 두고 넉 달 가까이 ‘시간 끌기’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은 “금감원이 옵티머스운용의 자본금 부족에 대한 검사를 끝낸 날로부터 이에 대한 시정조치 유예를 결정하기까지 총 112일이 걸렸다”며 “이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자본이 부실한 자산운용사에 대해 금융당국이 처리 결정을 내리기까지 걸린 평균 기간의 2배에 달한다. 이런 정황을 볼 때 금감원이 자본 부실을 겪던 옵티머스자산운용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라임·옵티머스 등에 대한 관련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확인된 불법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며 “여타 환매중단 펀드에 대해서도 자율적인 선(先)보상을 유도하는 한편 손실이 확정되는대로 신속하고 공정한 피해 보상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여야 공방’…이달 말 제재심 수위 주목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 부실 운용 사태가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지면서 정치권의 새로운 뇌관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라임‧옵티머스 금융사고는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 질서를 매우 교란하는 권력형 비리게이트라는 의혹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여권 인사들이 투자자 호주머니를 털기 위해 권력을 동원했다. 피해액만 해도 2조1000억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야당은 여권 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옵티머스 내부 문건을 검찰이 뭉갰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라임과 옵티머스 건으로 근거없는 의혹제기, 부풀리기 등을 통한 정치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라임과 옵티머스 관련 사건을 갖고 권력형 비리게이트라고 주장했는데 어떠한 말씀을 들어봐도 아무 근거도 없고, 아니면 말고 식 의혹 제기인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향후 라임사태 제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29일 예정된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에 대한 제재심에선 CEO의 책임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금감원은 이들 증권사에 보낸 검토 의견서에서 내부통제 위반 부분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해당 증권사들의 답변을 검토한 뒤 최종 조치서를 19일 전후로 통보할 예정이다. 증권사 등에 대한 제재결과를 지켜본 뒤 검사가 끝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해 먼저 제재심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에 예정된 KB증권, 신한금투, 대신증권 등 사모펀드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에 대한 중징계가 결정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여론을 의식해 지나치게 징계 대상 범위를 넓게 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감원에서 말하는 내부통제 기준이 어느정도 인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기 사건이 정‧관계 연루 의혹으로 번지는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2일 옵티머스 사기 의혹 사건을 강도 높게 파헤치라며 수사팀 대폭 증원을 지시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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