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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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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개막] ③ 전력의 절반 외인 선수 '비대면 선발' 변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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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프로배구 처음으로 트라이아웃없이 선수 낙점

남녀 3개 구단씩 '새 얼굴'로 승부수…'구관'보다 나을까

연합뉴스

비대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5월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0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KB손해보험 이상렬 감독이 전체 1순위로 노우모리 케이타를 지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올해 남녀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는 사상 처음으로 '비대면'으로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탓에 해외 트라이아웃 자체가 불가능해진 데 따른 것이다.

각 구단은 선수의 기량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채 국내에서 경력, 자료 영상, 에이전트의 추천에만 의존해 '전력의 절반'이라는 외국인 선수를 뽑았다.

트라이아웃에서 기량을 체크하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서 뽑아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게 외국인 선수인데, 올 시즌에는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그런데도 과감하게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선택한 구단이 적지 않았다.

과연 이들이 '깜깜이 선발'에서 보석을 찾아냈을지, 아니면 안전하게 '구관'을 선택한 게 현명한 판단이었는지는 곧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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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의 새 외국인 선수 노우모리 케이타
[KB손보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 '봄 배구' 목마른 KB손보, 케이타 지명 '도박'은 성공할까

비대면으로 진행된 지난 5월 남자부 드래프트에서 각 구단 감독들은 안전한 선발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의외로 과감한 승부수를 띄웠다.

특히 KB손해보험은 전체 1순위로 19세에 불과한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노우모리 케이타를 뽑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려 눈길을 끌었다.

케이타는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10대의 나이에 V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전력상 평범한 외국인 선수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이상열 KB손보 감독은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고 모험을 택했다.

케이타는 한국에 들어온 지 이틀 만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격리 생활로 훈련량이 부족해 지난달 제천 컵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7개 팀 중 6위에 머물렀던 KB손보는 용수철 같은 점프력이 장점인 케이타를 앞세워 올 시즌 '봄 배구'를 노린다.

그 열쇠를 쥔 케이타의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오는 17일 개막하는 V리그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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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는 한국전력 러셀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케이타와 함께 올 시즌 '새 얼굴'인 카일 러셀(한국전력)과 바토즈 크라이첵(등록명 바르텍·삼성화재)은 컵대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훈련 때 부진한 모습으로 퇴출 위기까지 몰렸던 러셀은 실전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컵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러셀은 컵대회 5경기에서 총 99득점에 공격 성공률 52.76%를 기록하며 주 공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다만 한국전력 입단 이후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포지션을 변경한 러셀이 V리그에서 목적타 서브 공세를 얼마나 이겨낼지는 변수다.

지난 시즌 폴란드 2부리그에서 뛰었던 삼성화재의 바르텍은 세터 김광국, 이승원과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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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예나 '강하게'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각각 안드레스 비예나, 다우디 오켈로(등록명 다우디)와 1년을 더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시즌 V리그 남자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비예나는 2021 유럽선수권 예선 일정 탓에 합류가 늦었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컵대회에서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임동혁이 비예나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다우디는 비시즌에 서브가 많이 좋아졌다는 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설명이다.

전광인이 입대하고, 문성민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다우디의 서브가 통한다면 전력상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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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페 OK저축은행 배구선수
[OK저축은행 배구단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우리카드는 V리그에서 검증된 알렉산드리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를 선택했고, OK저축은행은 무릎 부상으로 계약 해지된 마이클 필립을 대신해 펠리페 알톤 반데로(등록명 펠리페)를 영입했다.

펠리페에게는 OK저축은행이 벌써 V리그 4번째 팀이다. 최고의 보험용 선수로 꼽히는 펠리페는 대체 선수로 올 때마다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지난 몇 년간 외국인 선수 선택에서 실패했던 OK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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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하는 IBK기업은행 라자레바
[IBK기업은행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 '새 얼굴' 라자레바·루소·켈시 vs '구관' 러츠·디우프·루시아

여자부에선 새 얼굴과 유경험자가 절반씩 나뉜다.

안나 라자레바(IBK기업은행)와 헬렌 루소(현대건설), 켈시 페인(등록명 켈시·도로공사)은 V리그 데뷔를 앞뒀다.

메레타 러츠(GS칼텍스)와 발렌티나 디우프(KGC인삼공사), 루시아 프레스코(등록명 루시아·흥국생명)는 한국 무대 두 시즌째를 맞이한다.

올 시즌 여자부 외국인 선수 최대어로 꼽히는 기업은행의 라자레바는 이미 컵대회를 통해 인상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인 라자레바는 블로킹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컵대회 중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이를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기업은행의 시즌 초반 성적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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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루소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현대건설의 루소는 '터키리그 베스트 7' 출신으로 공수가 안정된 선수로 꼽힌다.

드래프트에서 1∼2순위 지명이 유력했으나 5순위로 밀렸다. 2019년에 받은 무릎 수술 때문으로 풀이된다.

루소는 지금은 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현대건설에는 잠재적인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친 도로공사는 라자레바를 노렸으나 확률 추첨 운이 따르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켈시를 선택했다.

미국 출신의 켈시는 컵대회에서 30%가 채 되지 않는 공격 성공률로 부진했다. 켈시가 제역할을 해주지 못한다면 도로공사는 올 시즌 크게 고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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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브하는 김연경-루시아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츠와 디우프가 검증된 기량으로 올 시즌에도 팀의 '주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데 반해 흥국생명은 루시아가 아킬레스건이다.

흥국생명은 세계 최고 레프트 김연경과 국가대표 이재영의 '쌍포'에 비해서 루시아의 공격력이 크게 떨어진다.

컵대회 결승전에서처럼 세터 이다영이 김연경, 이재영이 안 풀릴 때 루시아를 활용하지 않는 일이 반복된다면 V리그에서도 고전할 수 있다.

컵대회 결승전에서 김연경의 공격 점유율은 33.87%로 팀의 날개 공격수 3명 중 가장 높았으나 공격 성공률은 가장 낮은 28.75%에 그쳤다.

결승전 상대인 GS칼텍스가 블로커 2∼3명을 김연경에게 전담 시켜 적극적으로 봉쇄한 결과다.

반대로 루시아가 날개의 한 축을 제대로 책임져준다면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은 현실이 될 것으로 전망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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