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치밀하고 계획적이고 개인적인 욕망 충족 위한 범행”
성(性) 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n번방'의 최초 개설자인 문형욱(24·대화명 갓갓)이 지난 5월 18일 경북 안동경찰서에서 얼굴을 가리지 않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왜 범행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잘못된 성 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권광순 기자 |
성(性) 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n번방’의 최초 개설자인 문형욱(24·대화명 ‘갓갓’)에게 무기징역형이 구형됐다.
12일 대구지법 안동지원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12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문형욱에게 무기징역형을 구형했다. 또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이수, 취업제한, 전자장치 부착, 보호관찰 명령 등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검찰은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행을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며 “매우 사적이고 개인적인 욕망 충족을 위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다수 피해자가 발생했고, 그 영상이 유통까지 이어짐에 따라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지속적 피해와 고통을 줬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검찰 구형에 앞서 공범 6명 가운데 이미 형이 확정된 3명이 증인으로 출석해 문씨와 함께 어떻게 범행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일러스트=정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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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최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A(20)씨는 “2018년 11월 문씨가 게시한 소셜미디어의 글을 보고 연락해 피해자를 3차례 만나 유사성행위를 하게 됐다”면서 “문씨가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고 있어 위압감을 느껴 시키는 대로 동영상을 촬영해 오픈 채팅방에 전송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같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확정받은 B(23)씨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문씨가 정해준 장소와 시간 피해자를 2차례 만나 성관계를 했다”면서 “두 번째 만남에서 성관계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증인으로 참석한 C(37)씨는 “음란한 영상을 촬영해 보내주겠다는 소셜미디어 광고 글을 보고 문씨에게 접근, 피해자의 음란 영상을 오픈 채팅창에서 받았다”면서 “당시 피해자가 미성년자인지는 조사를 받을 때 알았다”고 진술했다.
문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다음달 19일 열린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4일 문 씨의 공범인 안승진(25)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안씨의 선고 공판은 문씨보다 2주 앞선 다음 달 5일 열릴 예정이다.
문형욱은 2015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 성 보호법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 18일부터 ‘갓갓’이라는 닉네임으로 개설한 텔레그램 n번방을 통해 3762개의 성 착취 영상물을 올려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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