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1525마리 살처분… 당국 비상
경기·강원 일시 이동중지 명령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농가에서 1년 만에 재발했다. ASF는 폐사율이 높고 백신이 없어 확산하면 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9일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강원 철원 소재 도축장의 돼지 예찰 과정에서 화천 양돈농장에서 출하한 어미돼지 8마리 중 3마리가 폐사한 것을 발견하고 정밀검사한 결과 ASF 양성으로 확인됐다.
중수본은 즉시 48시간 동안(11일 오전 5시까지) 경기·강원 지역의 양돈농장·도축장·사료공장·출입차량 등에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을 발령했다. 이어 확산 방지를 위해 ASF 발생 농장의 돼지 940마리와 인근 10㎞ 내 양돈농장 2곳의 돼지 1525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농가에서 ASF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10월9일 이후 1년 만이다. ASF는 지난해 9월16일 경기 파주의 한 농가에서 국내 처음 발병해 김포·연천과 인천 강화 등지로 번졌다가 23일 만에 확산이 멈췄다.
그러나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발견됐다. 지난해엔 파주, 연천, 철원 지역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 강원 화천, 고성, 양구, 인제와 남쪽 인접 지역인 경기 포천, 강원 춘천에서 잇따라 확인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ASF 감염 멧돼지 폐사체는 758건이다. 화천은 지금까지 멧돼지 폐사체 발견 건수가 290건(38%)으로 가장 많은 지역이다.
강원 화천군의 한 양돈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된 9일 오전 해당 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해당 농장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ASF가 발생한 농가는 야생멧돼지 양성 개체 발생 지점으로부터 250m 떨어져 있다. 돼지·분뇨·차량 이동을 제한하고 농장 초소를 운영하는 등 집중 관리를 해왔던 곳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화천은 양돈농가가 비교적 적지만 인근 지역으로 옮기면 큰 피해가 예상돼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강원 화천군 상서면 양돈농장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과 관련한 방역 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중수본은 이날 국무총리 주재 ASF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광역방제기와 소독 차량을 총동원해 최근 야생멧돼지 발생지역 인근 지역을 집중 소독하기로 했다. 경기·강원 접경지역의 모든 양돈농장(395호)을 일제 정밀검사하고 매일 전화 예찰을 진행한다. 아울러 지난해 ASF 발생으로 돼지를 살처분한 농장의 돼지 재입식 절차를 잠정 중단한다.
중수본부장인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양돈농장과 축산 관련 시설은 내외부 소독을 꼼꼼히 하고 손씻기·장화 갈아신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며 “농장 관계자는 ASF가 의심되면 바로 검역본부와 지자체에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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