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성 화백 1953년 그린 충무공 표준영정
친일 행적 드러나면서 교체 의견 꾸준히 제기
장우성이 그린 충무공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 |
아산 현충사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의 교체 여부가 조만간 결정된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에서 지정해제를 신청해 영정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심의하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장우성 화백(1912~2005)이 1953년 그린 충무공 영정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73년 제1호 표준영정이 됐다. 그러나 장 화백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면서 영정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장 화백은 1941년 조선총독부가 주관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총독상을 받았다. 일제를 찬양하는 작품을 다수 출품해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됐다. 친일 행적은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간한 ‘친일반민족행위 관계사료집’에서도 드러난다.
문체부는 현충사관리소의 표준영정 지정해제 신청을 두 차례 반려한 바 있다. 2010년에는 친일 논란이 규정상 지정해제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2017년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결정을 미뤘다. 중요한 문화적 자산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사전심의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 영정은 복식이 다른 선무공신(宣武功臣·조선시대 전쟁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공신)의 그것과 다르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이에 현충사관리소는 지난 6월 문체부에 또 한 번 표준영정 지정 해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은 “기본적으로 소장처의 지정해제 신청을 받아 처리하지만, 문체부가 신청 없이도 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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