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예정된 남부지검 국감 의식 ‘면피성 소환 통보 아니냐’ 관측도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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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액이 1조(兆)6000억원에 달하는 라임자산운용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이 라임의 배후 ‘전주(錢主)’인 김봉현(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혐의를 받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권(與圈)의 전·현직 정치인 4명에 대해 소환 통보를 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검찰은 오래전 기 의원에게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기 의원이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출두를 미뤄왔다. 이번엔 기 의원뿐 아니라, 로비 의혹을 받는 여권 출신 정치인 3명도 함께 소환해 금품 수수 및 로비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선 “라임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오는 19일 예정된 남부지검 국감을 의식해 ‘수사를 하고 있다’는 변명거리를 만들기 위한 ‘면피성 소환 통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최근 기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다선(多選) 출신으로 지난 4월 총선에서 낙선한 K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초선 L 의원,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을 지낸 K씨 등 4명을 출석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라임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진 뒤 금융 당국 조사 등을 피하기 위해 여권 인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단서를 확보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의 정·관계 로비 창구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이모 스타모빌리티 전 대표를 통해 K 전 의원을 접촉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K 전 의원 등에게 금품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계좌 추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기 의원과 함께 L 의원도 소환해 ‘필리핀 리조트 여행’ 의혹도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기 의원, L 의원 등은 이 전 대표와 함께 2015년 필리핀 리조트를 갔고, 당시 리조트 비용을 김 전 회장이 대신 지불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에서 2016년 총선 전후로 기 의원에게 수천만원을 주고 고가의 맞춤 양복도 선물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기 의원은 “양복을 받은 것은 맞지만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검찰의 조사 요구에는 ‘다른 일정이 있다’며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 의원, K씨 등은 이날 본지 전화 및 문자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K 전 의원 측은 “소환 일정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남부지검은 지난 6일 ‘채널A 사건’과 관련한 KBS의 오보(誤報)에 여권 및 검찰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발장 접수 2개월 만에야 고발인을 불러 조사했다. 8일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한국미래발전연구원(미래연) 시절 회계 부정 및 허위 인턴 의혹과 관련 지난 5월 해당 내용을 폭로하고 지난달 자수 형식으로 검찰에 자료를 제출한 연구원 전 직원 김모씨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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