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피격 후 남북관계 경색국면
최고위급 망명에 北 반응 예의주시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대리가 지난 2018년 11월 이탈리아 현지에서 잠적한지 9개월여만인 2019년 7월 한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 2017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문화행사에 참석했던 모습.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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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남북관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조 전 대사는 황장엽 대남비서 이후 북한 최고위급의 한국행이어서다. 더구나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 이후 남북관계가 급변하는 시기에 그의 한국행이 알려지면서 정부와 청와대는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18년 11월 돌연 잠적했던 북한 조 전 대사대리가 극비리에 한국행을 택하고 1년 넘게 국내 체류 중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북한의 고위급 외교 인사가 한국 망명을 택했다는 점에서 남북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서해상 공무원 피격 사건 이후 남북관계는 안갯속이다. 북한이 지난달 25일 통일전선부 통지문을 통해 사건 경위 설명과 사과,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관할 수역 수색계획을 밝혔으나, 정확한 진상 규명을 위한 우리측의 공동조사 요청에는 묵묵부답이다. 또 한번의 분수령을 맞은 남북관계가 여전히 긴장상태라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보당국이 남북관계를 고려해 조 전 대사대리의 입국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노동당 창건 75주년(10일)을 앞두고 민감한 시점에서 남북관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조 전 대사대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유럽에서 김정은의 사치품 조달을 책임진 것으로 알려진 인물어서 북한 지도부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북한이 대남 비난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다만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이 이미 꽤 지났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이 이미 1년 3개월 전 일이고, 조 전 대사대리가 선택한 망명이라면 대남 비난이 별다른 효과를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은 1997년 황 전 노동당 국제비서 이후 20여년 만의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한국 망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011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뒤 북한 대사급 외교관이 망명한 사례는 조 전 대사대리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기인 1997년에는 장승길 이집트 대사와 형 장승호 프랑스 경제참사관이 미국 망명을 택한 바 있다. 참사관급이나 공사급 중에서는 2016년 태영호 당시 영국대사관 공사가 한국 망명을 택했다.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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