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각) 자신이 입원한 병원 앞으로 모인 지지자들을 만나기 위해 외출을 감행했다./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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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 시각)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각종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3일 보도에 따르면 반트럼프 성향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가 대중의 동정심을 얻기 위해 바이러스를 인용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다른 민주당 지지자들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며 “걸리지 않고 걸린 척 하는 것” “쇼하는 것” 등의 게시글을 다수 올렸다.
미국 유명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은 거짓'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일 글을 올렸다./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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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민주당 지지자는 “트럼프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한 뒤 곧 ‘코로나를 물리쳤다!’고 발표할 것”이라며 “그가 원맨쇼를 하는 것을 보면 코로나를 전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적었다. 또다른 지지자는 “트럼프 대역을 하는 사람이 코로나에 걸렸고 진짜 트럼프는 멀쩡해 보인다”며 “그렇지 않으면 70대인 그가 이렇게 건강할 수 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각) 병원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깜짝 방문했다./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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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직전 제기된 소득세 미납 의혹을 회피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달 27일 뉴욕타임스는 부동산 재벌이었던 트럼프가 2016년과 2017년 연방정부에 납부한 소득세가 연간 750달러(약 88만원)에 불과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실상 탈세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가 미국산 코로나 백신 등 의약품을 홍보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트럼프가 확진된 첫날 그에게 투약된 치료 약물을 만들고 있는 리제네론사의 주식 정보가 검색어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 약물은 현재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가 두 차례 투약했다는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도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치료에 효과적이라며 출하 물량을 전부 사들인 바 있다.
지난달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연설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하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은 바이든이 기침하는 사진가 동영상으로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코로나를 옮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가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코로나 검사에도 바이든 부부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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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오는 11월 트럼프와 맞붙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트럼프에 코로나를 옮겼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바이든이 기침하는 영상을 공유하며 이를 퍼트리고 있지만 바이든 부부는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체포하기 위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는 음모론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가짜뉴스 추적 사이트인 빈사이트를 인용해 “대부분의 음모론이 확인되지 않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확산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인 음모론 사이트 큐어난(QAnon)에서 퍼진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5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의 한 트럼프 지지자가 음모론자들을 뜻하는 큐어난(QAnon)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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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어넌은 ‘민주당은 아동 성매매 조직’이란 음모론을 시작으로 “코로나는 트럼프 재선을 막으려 민주당이 뿌린 바이러스”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는 살아있다”는 등의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는 집단이다.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트위터에 관련 계정이 15만건, 페이스북에 10만건이 있었기 때문에 추종 인원은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으로 추산된다.
CNN은 음모론의 원인은 트럼프가 건강상태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의료진은 “두 차례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졌다” “앞으로 48시간이 고비”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트럼프는 트위터에 셀프 촬영한 영상을 올리며 건강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엔 그가 입원해 있는 매릴랜드의 월터 리드 군병원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위해 깜짝 외출을 감행하기도 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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