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무키 베츠에게 2018 아메리칸리그 MVP상 전달하는 알렉스 코라 전 감독 |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양대 리그 최우수선수(MVP) 상패에 새겨져 있던 케네소 마운틴 랜디스(1866-1944) 초대 커미셔너의 이름이 올해부터 사라진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투표를 해 89%의 찬성률로 MVP 상패에서 랜디스의 이름을 지우기로 결정했다고 AP통신이 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폴 설리번 BBWAA 회장은 "우리는 더는 랜디스의 이름과 관련이 없다"며 "올해 MVP 상패에는 그의 이름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MVP 상패에 새로운 이름을 추가할지 아니면 올해처럼 이름을 지운 상태 그대로 둘지는 건강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랜디스는 초대 커미셔너로 1920년부터 1944년까지 무려 24년간 메이저리그를 이끌었다.
메이저리그의 성장을 이끈 주역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로 악명이 높다.
그의 재임 기간, 당대의 뛰어난 흑인 선수들은 단 한 명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메이저리그는 랜디스 사후 2년 반이 지난 1947년에서야 재키 로빈슨이 최초로 유색 인종의 장벽을 깼다.
최근 미국 사회에서 거세진 인종차별 반대 움직임과 결합해 랜디스의 인종차별 전력은 새롭게 조명을 받았다.
랜디스는 1931년 BBWAA에 MVP 선정과 시상 권한을 넘겨줬다. 1944년 월드시리즈 도중, BBWAA는 "랜디스와 기자들과의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서"라며 MVP 상패에 랜디스의 이름과 얼굴을 넣기로 결정했다.
실제 MVP 상패에는 '케네소 마운틴 랜디스 기념 야구상(Kenesaw Mountain Landis Memorial Baseball Award)'이라는 문구가 그의 초상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크게 적혀있다.
지난해까지 75년간 이어져 온 랜디스의 이름은 이제 변화를 맞았다. 올해 11월 13일 발표되는 양대 리그 MVP 상패에서는 그의 이름을 볼 수 없다.
그동안 랜디스의 이름을 지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온 전 MVP 배리 라킨은 "MVP 상에는 오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MVP의 영예는 그 자체로 빛나며, 이름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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