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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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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어들기에 "닥쳐라" 막말…트럼프·바이든 토론 '패자'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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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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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첫 TV토론으로 맞붙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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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첫 번째 TV토론 대결을 마쳤다. 연방대법관, 코로나19, 경제, 인종차별 문제 등 6가지 주제를 가지고 펼쳐진 이번 토론회는 ‘막말 잔치’로 끝나고 말았다. 미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체로 토론을 지배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시작부터 충돌…20분간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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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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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이날 첫 질문인 에이미 코니 베럿 판사의 연방대법관 임명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지난 18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후임 자리를 두고, 민주당은 대선 이후 지명을 주장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베럿 판사 지명을 강행했다.

이날 바이든 후보는 “지금 이미 대통령 선거가 진행중이다”면서 “선거 결과가 나온 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난 3년간 임명된 게 아니다. 4년간 임명됐다”면서 임명 권한이 있음을 강조했다.

두번째로 코로나19 대응 질문과 관련해서 바이든 후보는 미국에서만 20만명이 바이러스로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패닉에 빠졌다. 트럼프는 지난 2월 이미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지만, 증시가 폭락하는 것 등을 두려워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몰아붙였다.

마스크 착용 문제를 두고도 “지난 2월 보건당국 권고대로 마스크 착용을 했으면 수많은 미국인의 목숨을 구했을 것. 당신이 더 똑똑했고, 더 빨랐다면 더 많은 사람이 살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코로나19 대처는 “경이적이었다”고 자평하면서 “나한테 ‘똑똑’이라라는 말을 꺼내지 마라”면서 “바이든은 자기가 졸업한 대학도 기억 못한다. 그는 대학에서 가장 낮은 성적을 받았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후보의 발언 도중 수시로 트럼프 대통령이 끼어들자 바이든 후보는 “제발 잠시만 조용히 좀 해라”거나 “이봐, 입좀 다물어라”라는 반응을 보였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푸틴의 강아지”라고 비방하기도 했다. 진행자 크리스 월리스 앵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막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무시하고 월리스 앵커와 질문과 대답을 이어가자 바이든 후보는 “계속 떠들어댄다”고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트럼프에겐 세금 의혹...바이든에겐 아들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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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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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이 격해지면서 두 후보의 민감한 질문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전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5년 중 10년간 소득세를 내지 않았고, 2016년과 2017년엔 소득세를 각각 750달러만 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수백만달러의 소득세를 냈다”면서 “납세 신고서는 끝나면 공개할 것이다. 나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고, 은행의 재무 기록도 냈다”고 답했다.

이에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는 학교 교사보다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 노선을 두고 비판을 시작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아들 헌터 문제를 꺼내며 화제를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에 재임 중일 때 헌터가 러시아 억만장자에게 350만달러를 송금받았고, 중국인과의 사업을 통해 거액을 벌어들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들이 350만달러를 가지고 있느냐”고 계속 질문을 했고, 바이든 후보는 “그가 말하는 건 아무것도 진실이 아니다. 이 토론회는 가족이 아니라 미국들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회 중간중간에도 바이든 후보의 아들을 건드리며 공격을 펼쳤다.


끼어들기·막말잔치…토론회 누가 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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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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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CNN 등은 이번 토론회를 트럼프 대통령이 지배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토론회의 승자는 아무도 없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토론회를 두고 “발언 중 너무 많은 끼어들기가 있었다”면서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였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진행자가 중재하는 것도 어려워 보였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와 바이든 선거캠프 양측은 모두 이번 토론에서 어느정도 만족할 만한 성과는 올렸을 것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와 시청자에게 직접 어필했고, 바이든 후보에게 매번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다. 다만 바이든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밀리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이번 토론회를 완전히 쥐고 흔들었어야 하는데, 그렇게까진 못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도 계속해서 카메라를 응시하고 미소를 짓는 등 흥분을 자제하려는 모습은 좋았지만, 아들 공격에선 꽤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토론회 현장을 지켜본 여론전문가 프랭크 런츠 런츠 글로벌 창업자는 이날 현장 분위기 만큼은 중도층 유권자들을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토론회는 무례하고, 공격적이고, 혼란스러웠다”면서 “바이든은 트럼프에게 ‘닥쳐라’라고 말했고, 트럼프는 계속 끼어들었다. 현장 참석자들은 충격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중도층 참석자 중 이번 토론회를 보고 두 후보 중 누구에도 투표하지 않겠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했다.

CNN 역시 “오늘밤 토론회의 승자는 정하기 어렵지만 패자는 정하기 쉽다. 바로 미국 유권자들”이라고 전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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