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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정식 감독 VS 대행의 대행…첫 파이널B '슈퍼매치' 승부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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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울 박혁순 대행(왼쪽)과 수원 박건하 감독.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수장의 무게감이 최초 파이널B ‘슈퍼매치’ 승부를 갈랐다.

수원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 서울을 상대로 3-1 완승을 거뒀다. 지긋지긋한 ‘슈퍼매치’ 18경기 무승(8무10패) 고리도 끊어낸 수원은 기분 좋은 파이널 라운드 출발을 열렸다. 반면 서울은 갑작스러운 김호영 감독대행의 사임에 무기력한 패배까지 겹치며 험난한 파이널 라운드 여정을 예고했다.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이자, 라이벌 매치였다. 하지만 서울은 수원전을 이틀 앞두고 김호영 대행의 사임을 발표했다. 지난 8월부터 감독 대행직을 수행한 김 대행은 정식 감독으로의 승격을 요구했고, 구단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며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서울은 이날 박혁순 코치가 임시로 사령탑에 앉아 첫 경기를 맞았다. 반면 시즌 내내 부진하던 수원은 이달 초 박건하 감독이 부임한 이후 조금씩 경기력이 나아지는 모습이다. 부임 후 4경기 2승(1무1패)째다. 정규리그 최종 라운드 강원전에서는 선제 실점을 하고도 2골을 넣어 역전승했고, 이날도 수원은 후반 8분 만에 동점을 허용했으나 무너지지 않고 두 골을 추가하며 다득점 승리를 거머쥐었다.

두 팀의 벤치 분위기도 사뭇 달랐다. 박건하 감독은 리드를 잡고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줄기차게 선수들을 향해 지시를 내렸다. 특히 베테랑 수비수 양상민과는 꾸준히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선수들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면 경기에 집중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박 감독은 90분의 대부분을 서서 보냈다. 서울은 정반대였다. 박 대행은 이따금 자리를 박차고 나왔으나 전체적으로 조용했다. 후반 18분 리드를 재차 뺏기고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 교체 카드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 대행은 “경기 이틀 전까지 김호영 대행이 전술을 준비했다. 선수 구성은 계획대로 됐으나 김남춘의 부상과 이른 실점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따랐다”고 아쉬워했다. 박 감독은 “중요한 경기여서 선수들에게 반드시 이기자고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역전하는 모습들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두 팀 모두에 중요했던 경기, 수장의 무게감이 결국 승부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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