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표 때 ‘봉준호 누락’ 관련해선 “정말로 몰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왼쪽)과 봉준호 영화감독. 세계일보 자료사진 |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봉준호 감독의 선정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타임지에 문의했을 때 한국인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밖에 없다고 답변을 받았었다”고 밝혔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소개글을 쓴 것과 관련, “정 청장이 너무 애를 쓰고있는 걸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흔쾌히 써주시겠다고 허락을 하셨다”고도 전했다.
앞서 전날(23일) 청와대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한국인으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유일하다”고 밝혔다가 함께 선정된 봉준호 영화감독을 일부러 빼놓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자 이에 해명한 것이다.
청와대 소속 이지수 해외언론비서관은 2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어제 그것(청와대 발표) 때문에 약간의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또 일부 매체에서는 정치적 해석을 하기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 절차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타임지가 가장 신경 썼던 것 중에 하나가 보안이다. 대한민국에 정은경 청장 말고 또 있느냐라고 했더니, ‘한 명밖에 없다’ 이렇게 답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로서는 나머지 아흔아홉 분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었다”며 청와대가 봉 감독의 선정 사실을 몰랐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비서관은 “제가 듣기로는 한 3일 전쯤에 (타임지가 정 청장에게) 이메일로 축하 메일을 보냈다고 들었다”며 선정된 본인에게도 보안을 철저히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소개글을 작성했음에도 정 청장에게 전혀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초대 질병관리청장 임명장 수여식이 열리는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 긴급상황센터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대통령이 소개글을 작성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비서관은 “7월27일 타임지의 아시아편집장이 갑자기 이메일을 보내왔다. 정은경 관리청장을 자기네들이 엄격한 절차에 의해서 선정을 했다며 혹시 문재인 대통령께서 소개글을 좀 써줄 수 있느냐고 의사를 물어봤다”며 “대통령께 보고했더니 정은경 관리청장께서 아주 고생을 하고 있고 지금 방역 일선에서 너무 애를 쓰고 있다는 걸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흔쾌히 써주시겠노라고 허락을 하셨다”고 전했다. 선정 과정에서 청와대의 압력 등은 전혀 없었다고도 했다.
이 비서관은 “대통령급에서 (소개글을) 작성한 것은 아주 오래된 일”이라며 “그 이외에 힐러리 클린턴이라든지 미셸 오바마라든지 이런 사람들이 작성했고 제 기억으론 1970년대에 한 번 대통령이 소개글을 작성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현상 때문에 국가적 방역과 밀접히 연관된 문 대통령에게 소개글을 부탁한 것 같다고 이 비서관은 해석했다.
앞서 전날(23일)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정 청장은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올해 타임지 100인에 선정됐다”며 “이번 선정은 K-방역이 곧 전세계가 본받아야 할 글로벌 모범임을 국제사회가 인정했음을 다시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또 “정 청장 100인 선정 사실과 우리나라의 방역 노력과 성과가 미국 전역에 전파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타임지는 정 청장과 더불어 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도 영향력 100인에 선정했다고 발표해 청와대 입장을 난감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무리하게 K방역 홍보를 하려다 망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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