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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득점권타율 0.515' 경이로운 김현수, ML 봐도 신기록[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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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지난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김현수가 3회말 2사2루 1타점 우중간 안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경이로운 행진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LG 캡틴 김현수(32)가 이번에도 찬스에서 안타를 터뜨리며 팀에 소중한 승리를 안겼다. 이대로라면 김현수는 KBO리그 역사는 물론 메이저리그(ML) 역사에도 없는 굵직한 발자국을 찍게 된다.

마치 타격의 교본 같았다. 지난 19일 잠실 두산전 8회초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상대 투수 이승진의 초구 패스트볼에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김현수 앞에 타석에 들어선 로베르토 라모스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해 베이스가 가득 찼고 김현수는 야구 격언 두 가지를 고스란히 실행했다. ‘볼넷 후 초구 스트라이크를 놓치지 마라’와 ‘득점권에서 오히려 힘을 빼고 공을 오는 방향 그대로 보내라’를 문자 그대로 펼쳐보였다. 이승진의 149㎞ 패스트볼을 가볍게 받아쳤고 타구는 좌중간을 꿰뚫었다. 그러면서 LG는 6-6 동점에서 8-6으로 리드했다. 김현수의 이 안타는 결승타가 됐고 LG는 9-6으로 두산을 꺾고 3위를 지켜냈다.

사실 모두가 이미 머릿속에 그려놓은 장면이었다. 올해 김현수는 ‘득점권 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득점권 타율이 0.515(101타수 52안타)에 달한다. 주자 만루시 타율은 더 놀랍다. 만루에서 무려 타율 0.750(12타수 9안타)을 찍고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숫자를 현실로 만들었고 지난 19일 어떻게 이를 달성하고 있는지 증명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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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청룡 백인천. 스포츠서울DB



당연히 역대 최고 기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KBO리그 역사상 그 누구도 득점권 타율 5할을 달성하지 못했다. 김현수 이전 가장 득점권 타율이 높은 시즌을 보낸 타자는 1982년 MBC 백인천의 0.476이었다.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들을 기준으로 백인천, 1983년 롯데 정학수(0.462) 1992년 해태 홍현우(0.457),1996년 해태 이종범(0.455)이 뒤를 이었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남은 32경기 동안 페이스를 유지하면 김현수는 KBO리그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만든다.

김현수의 득점권 타율 0.515는 ML를 기준으로 삼아도 가장 꼭대기로 올라가는기록이다. 미국 언론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에 따르면 ML에서 득점권 타율을 기록한 첫 해는 1974년이다. 1974년부터 ML는 득점권 타율을 주요 기록 중 하나로 삼았다. 그러면서 매시즌 규정타석을 소화한 선수들을 기준으로 득점권 타율 순위표를 만들었다. ML 역대 한 시즌 득점권 타율 1위는 캔자스시티 조지 브렛이 1980년에 달성한 0.469다. 브렛의 뒤를 1997년 샌디에이고 토니 그윈(0.459), 2013년 세인트루이스 앨런 크레이그(0.454), 2001년 시애틀 스즈키 이치로(0.445), 1987년 미네소타 폴 몰리터( 0.444)가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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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류중일 감독(가운데)이 지난달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 두산의 경기에서 두산에 승리한 뒤 김현수와 비접촉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득점권에서 유독 강한 클러치히터의 존재를 두고 여러가지 주장이 나오곤 한다.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통산 타율이 높은 타자가 득점권 타율도 높다. 즉 평균에 수렴한다’로 결론이 난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을 김현수에게 적용하면 반쪽짜리 밖에 되지 않는다. 김현수의 통산 타율은 0.323(5478타수 1770안타)다. 2018년 LG 유니폼을 입은 후 타율은 0.337(1412타수 476안타), 득점권 타율은 0.409(364타수 149안타)다. 통산 타율도 높지만 최근 3년 득점권 타율은 통산 타율보다 무려 8푼 이상이 높다.

보통 타자는 10번 중 3번을 성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최소 득점권에서 김현수는 보통의 범주를 넘어서고 있다. LG 이적 후 득점권 4할 타자, 올해 득점권 5할 타자 김현수를 앞세워 LG 또한 26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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