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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고 장자연 사건

"집 주소 알잖아요"… 윤지오, 안 잡나 못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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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윤지오 한국 송환 주체는 캐나다… 설득 쉽지 않을 것"

세계일보

윤지오(본명 윤애영)씨. 뉴시스


“소재지 파악이 안돼요? 제집 주소 알잖아요.”

후원금 사기 의혹 등으로 지명수배 중인 윤지오(32·본명 윤애영)씨의 메시지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장 윤지오를 데려오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윤지오씨가 직접 한국땅을 밟지 않는 이상 윤지오씨의 체포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지오씨가 한국에 입국하는 동시에 체포될 예정이지만 캐나다 정부의 협조 외에 외국에 머무는 윤지오씨를 강제로 끌고 올 방법은 없는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소재불명 지명수배를 했고 형사사법공조요청까지 한 상태”라며 “해외 출국한 범죄인은 끝까지 추적해 송환하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재불명에 의한 체포영장이 발부됐기 때문에 윤지오씨는 귀국하면 곧바로 체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윤지오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할 주체는 캐나다 정부”라며 “우리나라 정부가 나서 피의자를 한국으로 보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설득시켜야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아니어서 강제 송환이 어렵고 만약 캐나다 정부가 강제송환을 결정했을 때 윤지오씨가 소송으로 시간을 벌 수도 있다”며 “관심을 끄면 알아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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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지오 SNS


◇유일한 목격자 주장한 윤지오…신빙성 부족

윤지오씨는 2009년 고 장자연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참고인으로 13차례 출석해 증언했다. 이후 검찰과거사위원회와 과거사진상조사단이 고 장자연 사건 재조사에 나서며 윤지오씨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윤지오씨는 종편방송에 출연했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13번째 증언’이라는 책을 발표하며 ‘장자연 문건에 40~50명의 이름이 적힌 리스트가 있었고 여기에는 언론인 3명과 국회의원 1명도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책에는 이들 중 일부의 이름을 과거사진상조사단에 공개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과거사진상조사단은 윤지오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 장자연씨 매니저, 고 장자연씨 유가족의 진술과 윤지오씨의 진술 사이에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윤지오씨는 리스트 속에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고 장자연씨가 술자리에서 약에 취한 듯 인사불성인 모습을 자주 보였고 이후 성폭행당했을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하지만 그 정치인을 특정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윤지오씨가 성폭행을 주장한 날 비슷한 시간대에 고 장자연씨의 통화 내역이 수십 차례 확인됐다. 윤지오씨 진술과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결국 과거사진상조사단은 ‘짐작해서 하는 말이 많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지오씨가 고 장자연씨와 가까운 같은 사이라고 밝혔지만 고 장자연씨의 첫기일에 행복하다며 CF 촬영 후기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윤지오씨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지자 윤지오씨는 경찰조사를 거부하고 돌연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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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본명 윤애영)씨. 연합뉴스


◇이어지는 고소·고발…민·형사상 책임 앞둔 윤지오

윤지오씨는 ‘지상의 빛’을 설립하고 자신의 개인계좌를 공개하며 후원금을 모집했다. 증언자들을 위한 경호비 명목 등이 이유였다. 윤지오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후원계좌를 만들었다고 알리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재수사와 사실규명에 대해 언급하고 과거사위원회의 수사 연장이 확정된 만큼 장기전에 대비해서 후원계좌를 열었다”고 소개했다. 개인계좌에는 1억1800만원, 지상의 빛에는 1600만원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지오씨가 사적으로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후원자들은 ‘장자연 사건 목격자로서 어려움을 호소해 후원했지만 모든 게 허위나 과장된 것’이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433명은 1023만원과 위자료 2000만원을 청구했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민사소송에서 첫 변론기일이 열렸지만 윤지오씨 측은 나타나지 않았다. 법원은 윤지오씨에게 직접 소장 등을 송달한 뒤 다시 재판을 열기로 했다.

윤지오씨의 지인으로 알려진 김수민 작가는 지난해 4월 윤지오씨 증언에 대한 신빙성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수민 작가의 법률 대리인인 박훈 변호사 역시 “윤지오씨가 뭔가를 아는 것처럼 해 사람들을 기망했고, 후원금을 모금해 재산상의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며 윤지오씨를 후원금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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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복 입고 선정적인 방송…윤지오, 음란죄 고발

윤지오씨가 떠나면서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되지 않은 고발장도 접수됐다. 윤지오씨는 2017년 대한항공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인터넷에서 선정적인 방송을 한 혐의(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로 지난해 7월 서울강남경찰서에 고발됐다. 윤지오씨는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채 ‘대학교 3학년 시절 주말에만 근무할 수 있는 승무원이 됐지만 집안의 반대로 일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승무원으로 재직한 바 없고 유니폼은 무단 거래 또는 복제품 착용 후 촬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한항공 및 승무원 이미지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윤지오씨는 말을 바꿔 “대한항공 모델 피팅할 때, 연극할 때 입은 것”이라며 “브랜드 있는 옷으로 문제 될 것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지 오씨가 언급했던 연극 단장 역시 “재킷이나 스커트, 블라우스 모두 연극과 관련 없다”며 “연극과 이번 일이 연관되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윤지오씨는 “진실은 많은 말이 필요없지만, 거짓은 말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다”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을 옮기며 “괴물들이 거짓말을 더욱 과장하고 그 거짓말을 덮기위해 온갖 노력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한 상태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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