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온프레미스' 소프트웨어 부문 강자
직접 설치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변화 추구
추후 기업가치 상승 기대감 유효, 자사주 매입도 긍정적
오라클은 ‘클라우드’ 대신 소프트웨어를 기업의 직접 설치해서 판매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시장에서 돋보이는 업력을 지닌 기업이다. 글로벌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는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 43%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ERP 시장에서도 독일의 SAP에 이어 점유율 11%를 기록, 2위에 올라 있다.
최근 오라클은 장기 성장 동력을 클라우드에서 찾고 있다. 다만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클라우드가 전체의 7.9%를 차지해 아직까지 큰 수준은 아니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라클은 저성장 분야로 여겨지는 온프레미스 시장에서의 외형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클라우드 전문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오라클의 클라우드 점유율은 아직까지 2~3% 수준에 불과하다.
추후 기업들의 업무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하면 클라우드 진입 초기단계인 오라클에게도 기회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온프레미스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 고객들을 오라클이 제공하는 클라우드를 제공, 이들을 이끌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이전하는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장애 요인도 많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오라클이 제공하는 플랫폼은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라클이 지난 7월 발표한 서비스 패키지인 ‘오라클 리전 클라우드’는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에 오라클의 하드웨어를 설치할 경우 오라클의 프로그램 50가지를 제공해준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오라클의 플랫폼을 활용하면 기업은 데이터 이전 없이 오라클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라클 입장에서도 기업 고객들의 타 회사로의 유출을 막고, 플랫폼을 사용할수록 오라클에 잔류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오라클은 기존 온프레미스 제품을 보유한 고객들에게 사용 비용 등을 할인해주는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자체 클라우드의 능력 역시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오라클의 클라우드는 비용 절감 효과가 크고, 자율운영이 이뤄지는 데이터베이스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보안 역시 차별점이다. 기업의 데이터를 클라우드 운영사와 공유하게 된다는 불안감을 오라클은 ‘클라우드 설정 환경과 고객 접근 환경을 물리적으로 분리’해내 이러한 우려를 사전에 차단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의 강점을 바탕으로 클라우드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만큼 기업 가치 상승 전망도 유효하다. 이 연구원은 “클라우드 고객이 늘어나면 온프레미스 고객이 줄어드는만큼 외형 성장에는 어느정도 제동이 있겠지만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 시 수익성과 실적의 안전성이 강화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의 경우 고객 관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해 판관비를 절약할 수 있고, 가격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고객을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외형 성장은 다소 느리더라도 미래 기업가치는 현재보다 높을 것”이라며 “여기에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약 800억 달러 규모로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친화적인 정책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오라클은 온프레미스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에 펀더멘탈 대비 가치가 지나친 저평가 상태”라며 “사업의 안전성과 기업가치 상승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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