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부동산 투기 의혹’ 김홍걸 제명

조사 이틀 만에 당 최고위 의결

비례직 유지 ‘꼬리 자르기’ 비판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이 18일 재산신고 누락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의원(57·사진)을 제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제명 조치에도 무소속으로 비례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어 ‘꼬리 자르기’ 징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리감찰단장인 최기상 의원이 김 의원 비상징계 제명을 이낙연 대표에게 요청했고, 이 대표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비상징계 제명은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 사유가 있거나, 처리를 긴급히 하지 않으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인정될 경우 당대표가 최고위 의결로 징계 처분을 내릴 수 있는 최고 징계 조치다.

김 의원은 4·15 총선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재산신고 당시 10억원대 아파트 분양권 등을 누락해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이 제기됐다. 2016년에는 주택 3채를 잇달아 구매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부동산 투기 의혹도 일었다.

지난 16일 출범한 윤리감찰단은 김 의원 조사에 착수한 지 이틀 만에 “김 의원이 부동산 다보유로 당의 품위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감찰 업무에 성실히 협조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비상징계 제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조만간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된 이상직 의원(57)에 대해서도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당내에선 이 의원도 중징계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당적만 없어질 뿐 의원직은 유지돼 꼬리 자르기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도 “의원직이 유지되는 만큼 김 의원이 책임을 지는 결과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3월 “현행법은 해당 행위로 제명된 비례대표 의원이 당적을 바꿔 의원직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며 처벌 조항 신설 등 정당법 개정을 제안했다.

박홍두·조형국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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