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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연재] 조선일보 '민학수의 All That Golf'

[민학수의 All That Golf] ‘윙드풋의 대학살’ 벌어진다더니… US오픈 첫날 21명이 언더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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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일조시간 때문 쉽게 코스 세팅했다는 분석도, 토머스 5언더파 선두

티샷 난조 두 베테랑은 부진...우즈 3오버파 공동 71위, 미켈슨 9오버파 공동 14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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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필 미켈슨이 US오픈 1라운드에서 드라이버 샷이 크게 빗나가자 소리를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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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올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20회 US오픈 1라운드.

가혹한 코스의 대명사로 꼽히던 윙드풋이 US오픈 첫날 선수들을 따뜻하게 맞았다.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5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로 나섰고, 총 144명 중 21명이 언더파를 쳤다. 이븐파까지 포함하면 32명이다. 임성재(22)도 이븐파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코로나 사태로 평소 열리던 6월에 비해 일조 시간이 짧은 9월에 대회가 열리는 점을 고려해 미국골프협회(USGA)가 1·2라운드 경기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하려고 쉽게 코스 세팅을 한 것이 아니냐는 현지 언론의 추측이 나왔다. 윙드풋에선 5차례 US오픈이 열렸는데 우승 스코어가 언더파였던 건 1984년 대회가 유일하다. 당시 그린이 부드러운 덕에 퍼지 죌러(미국)가 4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1974년 대회 때 우승 스코어는 7오버파였고, 가장 최근 치러진 2006년 대회 때 제프 오길비(호주)의 우승 스코어는 5오버파였다. 당시 우즈는 이틀 연속 76타를 치고 메이저 대회 첫 컷 탈락의 굴욕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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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연합뉴스 타이거 우즈도 US오픈 1라운드에서 3오버파 공동 71위에 머물러 컷 통과가 불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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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윙드풋은 연습라운드 때보다 그린이 단단하지 않은데다 바람이 불지 않았고, 핀 위치도 쉬운 편이어서 홀을 직접 겨냥하는 샷이 가능해지면서 버디 파티가 벌어진 것이다.

토머스는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5타를 쳤다. 공동 2위(4언더파)인 패트릭 리드, 매슈 울프(이상 미국), 토마스 피터르스(벨기에)에 1타 앞서 있다.

PGA 투어 통산 13승을 기록 중인 토머스는 2017년 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거둔 적이 있다. 지난해 US오픈에서는 컷 탈락했었다. 토머스는 1번(파4)과 3번 홀(파3)에서 버디와 보기를 주고받은 이후 실수 없이 버디만 5개를 골라냈다.

토머스는 대회를 앞두고 “윙드풋에서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했는데 자신의 말처럼 됐다. 그는 이날 경기 후에는 “65타는 어디에서 치건 기분이 좋다. 특히 윙드풋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골프채널의 한 기자는 “토머스가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고 말했어야 한다”고 썼다. 윙드풋이 언제 발톱을 드러낼지 모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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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연합뉴스 US오픈 첫날 5언더파 단독 선두에 오른 저스틴 토머스(왼쪽)가 동반 라운드를 펼친 타이거 우즈와 나란히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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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는 7번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165야드인 이 홀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그린에 떨어지고 한 번 튕기더니 그대로 홀로 사라졌다. 무관중 경기여서 함성은 없었다. 리드는 “그 순간 정말 기뻤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음 홀을 준비해야 했다. 윙드풋에서는 단 한 번으로 실수가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과 함께 3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US오픈에 처음 출전한 임성재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이븐파 70타를 쳤다. 공동 22위다. 전반에 1번(파4)과 8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시작이 좋지 않았지만, 후반에 12∙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12번 홀(파5)에서는 3m, 13번 홀(파3)에서는 6m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안병훈(29)은 1오버파 공동 33위, 김시우(25)는 2오버파 공동 57위다. 강성훈(33)은 4오버파 공동 92위로 발걸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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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연합뉴스 US오픈에 첫 출전한 임성재는 첫날 이븐파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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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티샷이 자주 러프에 들어가면서 3오버파 공동 71위로 고전했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43%(6/14)였다. 버디 5개를 잡았지만 보기 6개에 더블보기도 1개를 곁들였다. 9~11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기도 했지만, 막판 17번과 18번 홀(이상 파4)에서 보기와 더블 보기를 범해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우즈는 연습 라운드 때부터 티샷이 아주 깊은 러프에 들어갔다. 연습 라운드를 지켜본 미국 언론은 실제 경기에서도 티샷이 자주 러프에 빠지면 희망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 기사를 썼었다. 우즈는 “경기 중반까지 좋은 퍼트를 많이 했지만, 초반에 그럭저럭 때려냈던 티샷이 후반에는 다음 샷이 하기에 어려운 곳으로 갔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도 3오버파로 우즈와 함께 공동 71위다. 디펜딩 챔피언 게리 우들랜드(미국)는 4오버파 공동 92위다. PGA 챔피언십 우승자로 우즈와 동반 라운드를 한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6오버파로 부진했다. US오픈에서 준우승 6회를 기록하며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한 필 미켈슨(미국)은 9오버파를 쳤다. 1,2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대한 기대를 높였으나 이후 단 한 개의 버디를 잡아내지 못하고, 무려 10개 홀에서 보기 이상의 스코어를 적어냈다. 3,~5번 홀에서 3연속 보기를 한 뒤 8번, 10번, 13번 홀에서 또 보기를 했다. 14번 홀에선 더블보기까지 나왔다. 이후 나머지 4개 홀에서도 16번 홀 파를 빼고는 모두 보기를 적어냈다. 144명의 출전자 중 공동 142위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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