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새롬 객원기자]
故설리의 엄마와 지인들이 설리가 데뷔한 2005년부터 세상을 떠난 2019년까지, 열애설과 SNS 등 그를 둘러쌌던 논란을 재조명했다.
10일 MBC ‘다큐플렉스’는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으로,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설리의 삶을 돌아봤다. 설리의 엄마 김수정씨와 가수 티파니 영, 그 외 설리의 친구들과 연예 기자, 문화 평론가 등이 목소리를 더했다.
설리는 2005년 12살에 SBS 드라마 '서동요'에 출연하며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연기 학원을 그만둘 때쯤이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2009년 걸그룹 에프엑스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설리는 데뷔 이래 항상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다. 2013년 스무살이 되고 첫 열애설이 터지며 악플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설리는 자유로운 표현과 행동으로 늘 논란의 중심이 되어야 했다.
설리 엄마 김수정은 "설리 7살 때 이혼하고 부모님 계신 집으로 들어가서 저는 바로 직업 전선으로 들어가야 했다"며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서 유치원 보내는 돈으로 연기 학원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수정은 "6개월 수업료로 천만 원이 거의 끝나고 돈이 너무 드니까 엄마는 다음 주까지만 해보고 못할 것 같다고 얘기를 해보니 눈물을 흘리더라. 자기는 더 배우고 싶다고. 그래서 한 달만 더 해보자고 했는데 그 한 달만에 '서동요'에 캐스팅된 것"이라 말했다.
'서동요' 이병훈 감독은 “잘했어요. 아주 잘했어요. 당당하고, 밝고, 얼굴이 공주처럼 화려하고 그랬어요"라며 설리를 떠올렸다. '서동요'로 나간 인터뷰 기사를 보고 SM에서 연락이 왔다.
김수정은 "계약의 분위기는 '무조건 해주세요'라는 분위기였다. 김희선보다, 문근영보다 더, SM의 간판스타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수정은 "열애설 나기 전까지는 온가족이 행복하고 다 좋았다"고 털어놨다.
2013년 9월 열애설이 최초로 보도됐다. 이어 2014년 8월 세번째 열애설까지 터진 뒤 양측이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김수정은 "저는 안 믿었다. 사진이 찍힌 것뿐이고 오보라고 생각했다. 설리한테 바로 전화를 해서 물었더니 '응, 엄마 사실이야'라고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설리는 최자와의 열애설 이후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 시작했다. TV데일리 김지현 기자는 "설리의 첫 연애 상대가 너무 나이가 많은 최자였다는 사실이 문제가 됐다. 모든 댓글이 성적으로, 입에 담을 수 없게 그 어떤 연예인의 악플 정도로 역대급이었다"고 말했다.
김수정은 "갑자기 13살 많은 남자친구가 나타난 건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이라 중간 과정이 다 없다"며 "자기가 만난 남자친구를 내가 허락을 안 하니까 설리가 화가 많이 났다. 그때 많이 서운해했다. 화도 많이 냈다"고 말했다.
설리는 연애와 함께 엄마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선언했다. 김수정은 "자기는 고생을 했고 돈을 벌었으니 다 얼마인지 까발리라고 하더라. 다음 정산부터는 내역서를 쓰고 돈을 타 써야 한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설리와 엄마 김수정은 그때부터 사이가 멀어졌다. 김수정은 "오늘부로 우리가 모든 걸 정리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부터 연락은 간간이 하지만 얼굴 보는 건 거의 단절 상태로 들어갔다"고 했다.
설리는 2017년, 열애 기간 3년 만에 최자와 결별했다. 그는 손목을 그어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엄마 김수정은 회사의 만류로 병원에 찾아가지도 못했다고 고백했다.
김수정은 "그냥 욕실에서 미끄러져서 다친 거로 기사가 가고 있는데, 어머니가 오시면 그렇게 안 된다고, 그렇게 기사를 못 덮는다고. 제가 병원을 가지 못해 일주일을 울었다"고 말했다.
설리의 SNS에서 논란이 된 파티에 함께 참석했던 시모 작곡가는 "술에 취해, 마약에 취해, 문란함과 음란함을 보여주는 것 같은 모습들. 절대 그건 오해라고 얘기하고 싶다. 설리는 자신의 그런 모습을 사회에 보여줌으로써 '난 이렇게 자유롭다' 딱 이 정도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티파니는 "저희가 생활했던 생활 템포와 환경에서는 유일하게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던 나만의 공간이 SNS였다"며 "모든 게 옳지는 않았지만 표현하고 싶어 하고, 자유롭고 싶어 하는 설리에 대해서는 그 용기에는 항상 박수를 쳤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설리는 2018년 여름, 생애 최초로 자가 주택을 마련했다. 그러나 설리 엄마는 설리의 집에서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다. 그는 "약 봉지가 너무 많이, 방 위아래 어디든지 약이 막 있었다. 소화하지 못하는 양의 약이. 그런 약이 널브러져 있는 걸 보면서 진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설리는 가수로서 무대를 하면서 마음의 병도 얻었다. 설리가 공황장애와 우울증 때문에 회사에 얘기를 했고, 이후 정신과 상담 치료를 계속 받아왔다.
설리는 인터뷰 당시 "사람들의 시선이 어느 새인가부터 느껴지기 시작했고 공포로 다가왔다. 진짜 힘들다고 얘기해도 들어주는 사람도 없었고, 물론 그 사람들 또한 제가 뭐가 힘든지 이해를 못했을 거고, 그냥 진짜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설리는 25살이 된 후 SNS 방송으로 "제가 중학생 때, 지금 제나이의 언니들을 보면서 정말 어른 같다고 생각하고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나이가 되어 있네요"라며 "저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사람이고 싶네요"라고 말했다.
설리 엄마는 2019년 10월 14일,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는 "회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2년 전에도 시도했던 적 있으니까 저는 당연히 '생명은 괜찮죠?'라고 했다. 그러니까 아니라며 다시 한 번 또박또박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설리는 2019년 10월 10일 개인 SNS에 마지막으로 셀카를 남겼다. 설리 친구였던 조이솝은 "비공개 계정에 그날 밤에 사진을 유독 많이 올렸다. 바빳던 모습을 많이 올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인사였던 것"이라 말했다.
김수정은 "가족만 있게 해주더라. 손도 만져주고 얼굴도 만져주고 한 시간 넘게 다리 베개를 해서 계속 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미련이 남는다. 발끝까지 다 만져줄걸 이란 생각이. 마지막 인사도 진짜 다 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지금도 계속 후회가 남는다. 더 많이 손잡아 줄걸"이라고 말했다.
김수정은 "그냥 미안하다고.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고. 다시 어떻게 뒤로 갈 수 없나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놓친 시간들에 대한, 그때로 다시 갔으면 이런 생각들이 든다"며 눈물을 참았다.
티파니는 "왜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 보다 저 자신부터 먼저 생각하게 된다. 왜 내가 한 번이라도 더 먼저 다가가지 못했을까. 가까이서 옆에서 깊은 대화를 못 한 것에 대해 미안했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