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호주·미국·일본 거쳐 올해 코리안투어 데뷔
8언더파 코스레코드 세우며 우승 기대 높여
인터뷰하는 전재한 |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말레이시아, 호주, 미국, 일본을 거쳐 서른살이 된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신인으로 입성한 전재한(30)이 신한동해오픈에서 첫 우승 발판을 마련했다.
전재한은 10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 미국·오스트랄아시아코스(파71·7천238야드)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메이저대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잡아내 8언더파 63타를 쳤다.
오전에 출발한 선수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전재한은 오후 3시 기준으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8언더파는 코스 레코드 타이다. 2016년 이성호(33)가 제32회 신한동해오픈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3타로 이 기록을 먼저 세웠다. 8언더파 63타는 전재한의 개인 18홀 최저타 기록이기도 하다.
라운드 후 전재한은 "신한동해오픈에 처음 출전했는데, 코스와 궁합이 잘 맞는다"며 "티샷과 퍼트가 안정적이어서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아이언샷의 거리 조절도 원하는 대로 잘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재한은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공동 3위를 차지, 올 시즌 데뷔한 신인이다.
신인치고는 나이가 많다. 코리안투어에 데뷔하기 전까지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티샷하는 전재한 |
서울에서 출생한 그는 4세에 말레이시아에 이주, 8세에 골프에 입문했다. 14살에는 호주로 터전을 옮겨 2년간 생활했다.
18세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 입학해 골프팀 선수로 활약했다. 2009년에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해 2010년 디오픈(브리티시오픈) 예선 출전권을 땄고, 본선에도 진출했으나 컷 탈락했다.
2012년 대학 졸업 후에는 프로로 전향,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2013년 일본 투어에 데뷔했다.
하지만 시드 유지에 실패한 뒤 2014년 귀국, 입대했고 2016년 전역 후 KPGA 준회원을 거쳐 2017년 2부 투어에서 활약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지난해 일본 투어에서 잠시 뛰었다가 코리안투어 출전 자격을 획득한 전재한은 프로 데뷔 후 활약이 미미했던 것과 관련해 "그냥 못했다"며 "성적이 안 좋다고 해서 좌절하지 않았다. 분명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국가를 거친 경험을 장점으로 살릴 계획이다. 전재한은 "새로운 곳을 갈 때마다 그곳의 코스나 잔디 종류, 상태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어디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며 웃었다.
전재한은 "외국에서 활동할 때 '에릭 전'이라는 이름을 썼지만, 국적은 한국이었고 군대도 다녀왔다. 한국에서 팬분들의 응원을 받고 싶기도 하고 인지도도 높이고 싶다"며 한국에 돌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코리안투어 데뷔가 늦지 않았는지 묻자 그는 "그런 생각은 안 한다"며 "앞으로 7∼10년 정도는 더 골프 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고 나는 언제나 큰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인들과 함께 만든 옷을 입고 골프 대회에 나선다며 "수익이 목적은 아니다. 단지 원하는 옷을 착용하고 싶어서 그렇다"며 '45g'라는 브랜드명은 골프 공 무게를 표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신핸동해오픈은 지난해 KPGA 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 아시안투어 등 3개 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대회로 거듭났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여파로 KPGA 투어 단독 주관으로 진행한다.
우승자는 상금 2억원과 함께 내년부터 5년간의 KPGA 코리안투어 시드와 2021년 아시안투어 시드를 획득한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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