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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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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발 정치리스크, 靑 '침묵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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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추미애 장관 아들 野 비판 정치적 공세 인식…文대통령 "당정 관계 환상적" 여권 결속력 강조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과 관련한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지도부 회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추 장관 아들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추 장관 경질설을 언급하고 있지만 청와대 기류는 이와 다르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 인사 스타일은 이른바 국면 전환을 위한 '꼬리 자르기' 인사와 거리가 멀다. 자신이 일을 맡긴 누군가가 의혹을 받고 있고 결과적으로 여론에 부담을 준다고 해서 인물 교체를 해법으로 선택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청와대 기류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와는 시선이 다르다. 청와대의 이런 흐름은 정치적 공세라는 시선으로 이번 논란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추 장관이 검찰개혁을 주도하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그를 향한 공세의 수위가 높아졌다는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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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청와대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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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여당과의 관계에 호의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 등 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지금 당정 간 여러 가지 관계는 거의 환상적이라고 할 만큼 저는 아주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환상적이라는 표현은 문 대통령의 평소 표현을 고려할 때 쉽게 듣기 어려운 극찬이다. 여권의 결속력을 강조하려는 정치적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문제는 여권발(發) 정치리스크가 쉽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추 장관 아들 문제는 야당 대응은 물론이고 검찰 수사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최근 정가를 뜨겁게 달궜던 윤영찬 민주당 의원 발언 문제도 청와대에 정치리스크를 안겨줬다. 국민소통수석 출신 여당 의원이 포털 사이트 외압 논란에 휩싸이면서 청와대 쪽으로도 불통이 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대표가 '엄중 주의'를 주는 등 진화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윤 의원도 "이번 일을 커다란 교훈으로 삼아 한 마디 말과 한 걸음 행동의 무게를 새기겠다"면서 반성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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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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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악재가 이어지면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처럼 쌓이고 쌓여 여론에 악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실제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와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국을 전환하지 못할 경우 정치적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청와대가 10일 제8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긴급 대책을 준비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추 장관 아들 논란 등 정치 이슈가 주도하는 정국의 흐름을 민생 이슈로 전환하려는 포석이라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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