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요 회복에 대한 비관론은 지속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미국의 증시 회복 및 원유 공급 감소 전망으로 국제 유가가 반등에 성공, 전 거래일의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9일(현지 시간)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3.5%(1.29달러) 급등한 38.0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2.5%(1.01달러) 상승한 40.79달러에 체결, 하루 만에 40달러 선을 회복했다.
유가는 전날인 지난 8일 미국 뉴욕 증시가 폭락한 여파로 5~7%대 급락했으나, 이날 뉴욕 증시의 진정세가 나타나면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 상승의 재료가 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공급량이 5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원유 시장은 다음 날인 10일 발표될 미국의 원유 재고에 이목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 원유 재고가 7주 연속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10개 산유국)의 높은 원유 감산 이행률이 유가를 지지하는 모습이다. OPEC+는 지난달 97~98% 수준의 이행률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OPEC+는 지난 7월까지 역대 최대 규모인 하루 평균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했고, 8월부터 감산 규모를 770만 배럴로 줄인 바 있다.
달러 약세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 40분 경(뉴욕 시간) 0.2% 내린 93.26을 기록했다.
다만 아직 발 밑의 위협으로 도사리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유 수요의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가의 반등 폭도 제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WTI와 브렌트유 모두 가격 상승률이 전날 나타난 하락률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는 올해 미국 원유 생산량 전망치를 하루 평균 1138만 배럴로 이전 전망치 대비 1.1% 상향 조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와 미국에 대한 10월 원유 공식 판매 가격(OSP)을 전격 인하하는 등 원유 수요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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