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황에 치킨집 사장 배달 나섰다 만취 차량에 참변

인천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배달 오토바이를 몰던 50대 남성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남성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매출이 줄자 직접 배달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운전./정다운

9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53분쯤 인천 중구 을왕동 한 호텔 앞 편도 2차선 도로에서 A(33)씨가 몰던 벤츠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치킨 배달을 하던 오토바이 운전자 B(50대)씨가 크게 다쳐 현장에 출동한 119 소방대원들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B씨는 사고 현장 근처에서 아내와 함께 치킨집을 운영하던 가장이었다. B씨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재유행하자 매출이 크게 줄고 심야엔 가게에서 영업도 못하게 되자 비바람을 뚫고 직접 배달에 나섰다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음주운전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을 A씨에게 적용했다.

경찰은 또 A씨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던 동승자에게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만취한 상태여서 일단 귀가 조치했으며 조만간 다시 불러 사고 원인과 음주운전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석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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