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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거리두기로 소비 침체… 기업·자영업자 “더 버티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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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 조사… 기업 78.5% “경영상 타격”

10곳 중 3곳은 “석달 이상은 감당 못해”

위기 대책은 구조조정·연차소진 등 順

자영업자 감소폭도 1년사이 5배 달해

세계일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중인 8일 서울 명동의 음식가게 거리가 한산하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이 장기화하는 데 따른 소비 침체 등으로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 및 강화 탓에 특히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고충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8일 사람인이 기업 469곳을 대상으로 ‘코로나 재유행 시 경영전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78.5%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 10곳 중 8곳이 경영상 타격을 예상한 셈이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앞으로 위기를 감당할 수 있는 기간을 평균 6.7개월로 잡았다. 구체적으로는 6개월이 28.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1년 이상 21.5% △3개월 17.7% △2개월·11개월(6.5%) △1개월(5.2%) 등의 순이었다. 기업 10곳 중 3곳은 3개월 넘게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력 운영을 비롯한 다양한 측면에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경영상 타격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내세운 대표적인 대응 방안은 구조조정(33.4%·복수응답)이었다. 다음으로 ‘연차 소진 장려(29.6%)’, ‘주당 근로일 및 근로시간 단축(26.1%)’, ‘임직원 대상 무급휴가 실시(18.2%)’, ‘임직원 임금 삭감(16.6%)’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재유행 대응책으로는 ‘전사적인 고정비 절감(38.9%·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재택근무 시스템 정립(37.5%)’, ‘정부 지원 적극 활용(34.5%)’, ‘휴업 검토(20.9%)’, ‘긴급 융자 등 자금 마련(18.2%)’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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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규모가 작은 자영업자의 경우 1년 새 감소 폭이 5배에 달할 정도로 영향이 컸다. 중소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자영업자는 554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만7000명이 줄었다. 1년 전의 자영업자 감소가 2만6000명이었음을 감안하면, 감소 폭이 4.9배 커진 셈이다.

자영업자 중에서 직원을 둔 자영업자의 감소 폭이 더 두드러졌다. 올해 7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34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만5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7월에는 1년 전보다 13만9000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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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신촌 대학가 상가에 임대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이재문기자


통상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가 직원을 다 내보내거나 일반 임금 근로자가 회사를 그만두고 자본금이 많지 않은 창업 전선에 뛰어들면 증가하는 편이다. 그러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소폭 증가했다. 평소보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로 전환하거나 창업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영업자의 대표적인 영역인 카페도 최근 개업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카페 개업은 6745건으로 전년 동기(7517건) 대비 772건(10.3%)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에서 1년 새 172건이 줄어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이어 서울(141건), 대구(80건), 인천(56건 〃)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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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이어지고 있는 8일 서울 시내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가 텅 비어있다. 뉴시스


카페 개업이 감소한 대표적인 이유는 매출 감소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강남역 주변 카페 평균 추정 매출액은 약 5089만원으로 전년 동기 추정 매출(약 7561만원)과 비교해 약 2472만원이 줄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수도권 카페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장 내 식음 금지 조치까지 내려지면서 당분간 개업이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외식업계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을 요구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연장 조치로 자영업자들이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중앙회는 “대다수 영세 외식업소는 매출이 80% 이상 줄어 매출 악화를 넘어 폐업 직전에 내몰리고 있다”며 “폐업을 결정하고 가게를 내놔도 보러 오는 사람이 없어 임차료·관리비 등을 그대로 내 생계가 막막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정부를 향해 “외식업을 피해 업종에 명기하고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한 피해 보전 대책을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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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오는 13일까지 연장하고, 전국을 대상으로 한 2단계는 오는 20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지원하려면 경영 안정과 소비 진작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신속성이 중요하다”며 “요건을 까다롭게 하거나 허들을 만들면 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시기에 돈이 제대로 가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영·나기천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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