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거짓진술 종용 동승자 법정구속
대전법원종합청사 전경. /연합뉴스 |
법원이 음주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운전자보다 음주운전을 부추긴 동승자에게 더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동승자가 사실상 음주운전을 부추겼고, 사고가 나자 재빨리 현장을 빠져나가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8일 법원 등에 따르면 여성 A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의 K5 승용차를 몰고 세종시 한 도로를 지나가다 다른 승용차를 들이받아 탑승자 2명을 다치게 했다. 사고 당시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1%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사고차량에는 남성 B씨가 함께 타고 있었으며, 사고 발생 직후 B씨는 곧바로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을 기소한 검찰은 B씨가 “음주단속 절대 없다, 내가 책임진다” “지금 피곤하니 당신이 운전하라”며 A씨에게 운전을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상태에서는 A씨에게 “그냥 나를 모른다고 말하라”며 허위 진술을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이 사건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5단독 박준범 판사는 운전자 A씨에게는 벌금 800만원을, 동승자 B씨에게는 징역 4개월의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
박 판사는 “B씨가 범행이 발각될 상황에 이르자 그대로 달아났을 뿐만 아니라 A씨에게 허위 진술을 교사했다”며 “수사기관뿐 아니라 법정에서까지 모든 책임을 A씨에게만 돌리는 데 급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B씨가 음주운전으로 지난해 6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도 집행유예 기간에 또 사건을 일으킨 점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B씨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우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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