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아들 특혜의혹] 軍규정 무더기 위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17년 9월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육군 9사단 전차대대를 방문, 전차에 시승해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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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이 입수한 육군의 ‘환자관리 및 처리규정(전시·평시용)’에 따르면 추 장관 아들은 민간 의료 기관의 진료 승인, 청원휴가 조치를 적시한 제19조 대부분을 위반했다.
제19조 1항은 ‘진단서상의 입원 예정 기간 10일까지는 청원휴가를 허가하고, 진료 기간이 10일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군 병원으로 입원을 의뢰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추 장관 아들은 민간 병원에서 3일간 입원한 이후부터는 집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급적 군 병원에서 진료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한다(제19조 2항)’는 규정과도 배치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도읍(오른쪽)·전주혜(왼쪽) 의원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을 둘러싼 군 복무 중 특혜 휴가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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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육군 규정은 열흘이 넘는 병가의 경우, 군 병원에 설치된 요양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휴가명령이 발령(제19조 3항)되도록 적시하고 있다. 이마저도 군 병원으로 이송이 불가능하거나, 이송할 경우 병세가 악화될 우려가 있는 ‘중환자’일 때만 가능하다.
그럼에도 추 장관 아들은 심의를 거치지 않고 휴가 연장이 됐다. 또 수술받은 이후에 ‘군 병원으로 이송이 어려울 정도의 중환자’도 아니었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실제 그는 수술 이후 실밥을 뽑기 위해 하루(6월 21일)만 민간 병원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 아들의 휴가 관련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도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민간 의료 기관 진료 후 소속 부대 조치를 적시한 제20조 1항은 입원 확인서·진료비 계산서(영수증)를 5년간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추 장관 아들의 병가 기록뿐만 아니라 군의관 소견서와 병원 진단서, 전산 기록, 휴가 명령지 등 근거 자료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휴가 과정에서 위반된 주요 군 규정.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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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이후에 제대로 조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 국방부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환자관리 및 처리규정 제20조 2항은 민간 의료 기관에서 퇴원한 이후 가까운 군 병원에 신체검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병무청 등이 국민의힘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이 같은 후속 조치와 관련한 내용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추 장관의 아들 측은 이날 휴가 연장과 관련한 병원 기록을 공개했지만, 이것도 논란이 됐다. ‘병가를 연장하기 위한 서류‘라며 진단서를 공개했지만, 진단서 발급 날짜가 6월 21일로 2차 병가가 시작된 날(15일) 이후였다. 병가가 시작된 뒤 6일 뒤에 관련 서류를 발급받았다는 뜻이다.
카투사 현역·예비역들은 “추 장관 아들처럼 무더기로 육군 규정을 어긴 휴가는 있을 수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 추 장관 아들이 근무했던 카투사에서 지역대장으로 근무했던 이균철(육사 42기) 예비역 중령은 페이스북에 “제가 지휘했던 기간에 단 한 차례도 그런 말도 안 되는 사례가 없었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추 장관은 지금이라도 진실에 대해 양심선언을 하라”고 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에서 열린 제382회 국회(정기회) 개회식 및 1차 본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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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지만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앞서 국회에서 “절차에 따라 휴가와 병가가 진행됐지만, 추가 행정 조치를 완벽히 해놔야 했는데 일부 안 된 것으로 안다”면서 “서류상에 그런 것들이 안 남겨져서 행정 절차상 오류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야당은 “추 장관 아들의 휴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규정이 지켜진 것이 드물 지경”이라고 반박했다. 유상범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이 도대체 뭐길래 국방부 장관이 장병들의 사기를 꺾고, 군기마저 어지럽히느냐”면서 “황제 탈영 의혹을 가리기 위한 시도가 있었는지 철저한 감찰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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