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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와이프 패물 팔고 왔네요” 이재명을 눈물나게 한 온라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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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나 있을 법한 얘기가 나에게도”

이재명 “문정부에 배신감, 불길처럼 퍼져”

‘오늘 부천에서 와이프 패물 팔고 왔다.’

지난달 23일 오전 0시 30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게시자는 “와이프 결혼반지, 제 결혼반지, 결혼 이후 제가 사줬던 결혼기념일 기념 패물들과 생일 때 해줬던 패물들 팔고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황이 곤궁하고 생활이 어려워 패물을 판다는 건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얘기인 줄 알았다”며 “막상 제가 와이프랑 손잡고 가서 그걸 팔라니까 정말 눈물이 났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와이프는 오늘 하루 종일 울다가 잠들었다. 겨우 달래줬다”며 “세상 집에 불 다 끄고 우두커니 앉아있는데…세상 참 안 좋은 일이 한꺼번에 밀어닥치니 그동안 쌓았던 업보를 받나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그래도 나와 함께 살아보려고 패물을 모아서 싸 들고 간 와이프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이재명 경기지사가 해당 글을 읽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는 6일 오전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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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고 주장하며 올린 페이스북 글 첫머리에 등장했다. 이날은 정부와 여당이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2차 긴급재난지원금 선별지급 방침을 확정하는 날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3시쯤 올린 ‘미안합니다’라는 글에서 “짧은 글을 읽는 동안 눈물이 난다”며 “이 젊은 부부와 같이 갑자기 사정이 나빠진 사람은 이번 지원의 대상이 못될 가능성이 높다”고 썼다. ‘패물 부부’ 사례를 지원금 보편 지급의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선별 지급의 경우 기존 소득이 산정 기준에 들어가기 때문에 패물 부부와 같이 사정이 어려운 데도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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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그러면서 이 지사는 “어쩔 수 없이 선별 지원하게 되더라도 세심하고 명확한 기준에 의한 엄밀한 심사로 불만과 갈등, 연대성의 훼손이 최소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모두가 어렵고 불안한 위기에 대리인에 의해 강제 당한 차별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다”며 “‘불환빈환불균(不患貧 患不均)' 2400년 전 중국의 맹자(孟子)도, 250년 전 조선왕조시대에 다산(정약용)도 ‘백성은 가난보다도 불공정에 분노하니 정치에선 가난보다 불공정을 더 걱정하라’고 가르쳤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지사는 해당 글쓴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는 “결혼반지를 팔고 밤새 울었다는 그 젊은 부부에게 지금은 하나마나 한 얘기겠지만 ‘그래도 내일은 해가 다시 뜬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코로나 사태 위기 극복을 위한 4차 추경안을 7조 원대로 편성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4차 추경안에 특수고용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매출 감소 소상공인을 위한 소상공인 새 희망 자금, 저소득층 긴급 생계비 등을 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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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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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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