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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 아이콘 보즈먼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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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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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2>에서 메이저리그 사상 첫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을 연기했던 채드윅 보즈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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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사의 슈퍼히어로 영화 <블랙팬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흑인 배우 채드윅 보즈먼이 8월 28일(현지시간) 4년 암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향년 43세.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미국 전역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현실 세계의 진짜 슈퍼히어로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인들은 왜 이토록 보즈먼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것일까.

미국 흑인사회는 보즈먼을 성공한 할리우드 배우 중 한 명이 아니라 자신들의 대변자라고 생각한다. 보즈먼은 미국 역사상 위대한 흑인들로 꼽히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며 흑인의 정체성을 대변한 인물로 꼽혀왔다.

보즈먼은 2013년 개봉작 <42>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을 연기하며 처음 주목받았다. 우연하게도 보즈먼은 메이저리그가 로빈슨의 업적을 기리는 날 세상을 떠났다. 보즈먼은 이후에도 미국 최초의 흑인 대법관인 서굿 마셜을 연기한 <마셜>, 전설적인 흑인 솔가수 제임스 브라운으로 분한 <겟 온 업>을 거치며 흑인의 대변자 이미지를 공고히 해왔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8월 29일 트위터에 보즈먼이 로빈슨 역을 연기할 때 백악관을 방문했던 사실을 회상하면서 “그는 젊고 재능있는 흑인이 됐고, 그 능력을 아이들이 우러러볼 만한 영웅이 되는 데 사용했으며, 이 모든 일을 고통 속에서 해냈다”고 극찬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도 트위터에 보즈먼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내 친구인 보즈먼은 아주 뛰어나고 친절하고 박식하며 겸손한 사람이었다. 너무 일찍 떠났지만 그의 삶은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썼다. 보즈먼은 생전 마지막 트윗으로 해리스 상원의원의 부통령 지명을 축하했다. 해리스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다.

현지언론은 보즈먼이 암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고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사실을 언급하며 “현실 세계의 진짜 슈퍼히어로”라고 치켜세웠다. 유족 측 성명에 따르면 보즈먼은 더욱 많은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암의 고통을 참아왔다. 보즈먼은 <마셜>을 연기한 2017년부터 항암치료를 받았다. <블랙팬서> 개봉 직전 해였다.

보즈먼은 흑인 배우가 첫 주연한 슈퍼히어로 영화 <블랙팬서>로 우뚝 섰다. <블랙팬서>는 2018년 개봉 영화 최초로 전 세계 누적 수익 9억달러를 돌파하며 북미 역대 흥행 9위에 올랐다. 흑인 주연 영화는 흥행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뜨린 셈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블랙팬서>의 엄청난 흥행수익보다 더 큰 성과는 미국 흑인도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줬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랙팬서>에서 보즈먼은 와칸다의 국왕으로서 전 세계적인 위협에 맞서 전쟁에 나서는 티찰라를 연기했다.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장남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3세는 트위터를 통해 “그는 많은 이들에게 슈퍼히어로였다. 4년의 긴 암투병에도 계속 싸우고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불어넣었다.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썼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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