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로, 행정가로 굵은 족적…체육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임원' 달기도
이유성 단장 "쉼 없이 달려온 시간…책임 내려놓으니 홀가분하다"
2009년 박사학위 받던 이유성 단장 |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지도자로서 남북 단일팀 우승의 기적을 일군 이유성(63) 대한항공 스포츠단 단장이 현역에서 물러났다.
3일 대한항공 스포츠단에 따르면 이 단장은 지난 7월 말 사퇴 의사를 밝혔으며, 회사측은 수차례 반려 끝에 지난달 31일 사의를 받아들였다.
탁구인인 이 단장은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때 남북 단일팀 코치를 맡아 현정화와 홍차옥(이상 한국), 리분희와 유순복(이상 북한)으로 꾸려진 단일팀이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여자단체전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이후 1993~1995년, 2002~2004년 여자 대표팀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조련한 이 단장은 2005년에는 대한항공 스포츠단 단장직을 맡으며 스포츠 행정가로 나섰다.
지바의 기적 쓰고 카퍼레이드 하던 이유성(오른쪽) 단장 |
2008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탁구협회 회장직을 맡자 이 단장이 부회장으로 10년 넘게 보필하며 탁구 발전에 힘썼다.
2004년 현역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대한항공 임원에 발탁되고, 2012년에는 전무 자리에까지 올라 체육인들로부터 부러움을 받기도 했다.
누구보다 정력적으로 한국 탁구계와 스포츠계를 위해 일하던 이 단장도 세월을 이기지는 못했다.
이 단장은 재작년 신장 이식 수술을 받는 등 최근 수년 동안 건강 이상에 시달렸다.
산적한 현안들이 적지 않아 떠날 시점을 잡지 못하던 이 단장은 프로배구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결국 은퇴하게 됐다.
특히 이 단장은 작년 4월 별세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한국 체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사후에 대한체육회 특별공로상을 받은 데다 조원태 현 한진그룹 회장이 올해 2월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로 연임하면서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해 은퇴 결심을 굳혔다.
또 자신이 총괄하던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첫 외국인 사령탑 선임을 마무리했고, 얼마 전에는 아들 결혼식까지 마쳐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게 됐다.
그는 "계획했던 일들을 마무리하고 떠나겠다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고, 마침내 책임을 내려놓으니 홀가분하다"면서 "주말도 쉬지 않고 달려온 시간이었는데, 많은 분이 도움을 주신 덕분에 대과 없이 해낼 수 있었다. 그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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