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천연가스, 정유 관련 투자 미뤄
유가 하락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 영향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유가 폭락 영향으로 사업 다각화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가가 폭락해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서 천연가스, 화학 분야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겠다는 아람코의 계획도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람코는 사업 다각화 관련 투자 속도를 늦추거나 재검토에 들어갔다. 아람코는 미국 텍사스에 있는 모티바 정유소에 66억달러(7조8400억원) 투자를 미룬 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셈프라 에너지와 진행한 텍사스 천연가스 사업도 재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등지에서의 정유사업 투자로 미뤘으며, 올해 3월 사우디가 밝혔던 생산설비 확대 계획도 보류시켰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로고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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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가 잇따라 투자계획을 재검토한 것과 관련해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올해 들어 크게 낮아진 유가로 인한 수입 감소 때문으로 추정된다.
유가가 하락하자 글로벌 석유업체인 BP나 로열더치셸 같은 기업들의 경우 배당금을 낮추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아람코는 이마저도 어렵다. 여기에 아람코 기업공개(IPO) 당시 해마다 향후 5년간 750억달러 지급하기로 한 약속 때문이다. 더욱이 아람코의 배당금은 사우지 정부 재정 수입에 큰 몫을 차지해 삭감도 용이하지 않다. 재정 상황이 악화된 사우디로서는 아람코의 배당금마저 줄어들 경우 재정상의 어려움이 더 커진다.
올해 2분기 아람코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3% 줄었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 역시 예년의 절반 수준인 2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낮췄다
아람코는 2년 전에 화학 산업에 1000억달러, 천연가스 분야에 16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아람코는 다른 대형 석유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석유 사업 외에도 천연가스 비중을 높이고, 원유를 정제 하는 능력도 개선하겠다는 구상의 일환이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서 아람코의 이같은 계획들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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