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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돈 끌어다 버티기…2분기 자영업자 대출 증가 폭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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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기업과 자영업자가 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돈이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장기화에 따른 일종의 버티기 자금이다.

중앙일보

1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문 닫은 상점에 자물쇠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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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328조2000억원이다. 1분기 말보다 69조1000억원이나 늘었는데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이다. 1분기(51조4000억원)나 지난해 2분기(22조2000억원)와 비교해봐도 증가 규모가 두드러진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4.2% 증가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 대출 증가 폭이 47조2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자영업자 비중이 큰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만 18조8000억원이 늘었다.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자영업자가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코로나 직격탄 도소매·숙박·음식점 19조 증가



부동산업(10조6000억원)도 많이 늘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코로나19로 업황이 부진하기 때문에 운전자금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여기에 정부와 금융기관의 코로나19 금융지원이 늘어난 것도 대출 증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출금을 용도별로 분류해보면 운전자금 비중이 확 커졌다. 전체 대출 증가 규모(69조1000억원) 중 운전자금이 52조1000억원이었다. 역시 역대 최대폭을 기록했다. 시설자금은 17조1000억원 증가했다. 원재료비나 제품가공비 등은 운전자금, 공장용지 및 건물 구입, 기계 설비 등은 시설자금으로 분류한다. 당장 버티기에 필요한 자금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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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에 '힘듭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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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대출금은 17조2000억원 늘었다.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4조6000억원), 자동차·트레일러(2조8000억원) 등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건설업 대출금도 분기보다 많이 늘었다. 1분기 지연됐던 건설 수주가 증가하고,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 분양 물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2조5000억원 늘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이 모두 늘었다. 예금은행의 대출금은 1분기보다 45조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24조1000억원 증가했다.

송 팀장은 “3분기에도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지, 둔화할지는 당국의 지원 효과, 산업별 업황 등을 살펴봐야 해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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