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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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판 ‘댓글 부대’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가짜 계정’을 만들어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에게 불리한 기사를 유포하다 적발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러시아의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와 연계된 가짜 계정 13개와 2개 페이지 등 소규모 그룹을 적발해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러시아 정부가 후원하는 이른바 ‘댓글 공작 부대’로, 2016년 미 대선 때도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어 조회수 수백만 건을 올리며 활동했다. 최근에는 미국인 기자까지 채용해 좌파 성향 독자들의 민주당 지지를 떨어뜨릴 수 있는 기사를 올려왔다.
CNN은 이번 사안이 “IRA로 알려진 러시아 댓글 부대가 올해 미 대선에 간섭하고 불화를 일으키기 위해 미국인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처음으로 공개된 증거”라고 했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원들은 페이스북에 가공의 인물을 만든 뒤 ‘피스 데이터’(Peace Data)라는 신규 사이트로 사람들을 유인했다. 자칭 ‘글로벌 뉴스 조직’인 피스 데이터는 “전 지구적 이슈를 조명하고 부패와 환경 위기, 권력 남용, 무장 충돌, 행동주의, 인권 등에 대한 자각을 일깨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스스로를 선전하며 진보 성향 뉴스 매체로 포장했다.
사이트에는 바이든 대선 후보, 해리스 부통령 후보를 비판하는 게시물이 주로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그때도 표적 독자층은 민주당 성향의 사회주의자, 환경주의자, 불만을 품은 민주당원들이었다. WP는 “공작은 민주당 지지자들을 분열시키고 바이든-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침체시키기 위해 고안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WP는 현지인들을 자신도 모르는 새 끌어들이는 것이 해외 허위정보 공작의 주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스탠퍼드 인터넷 관측소 관계자는 “언어와 문화에 유창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공작임을 노출할 수 있는 실마리를 피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번 단속은 미 연방수사국(FBI)의 제보로 이뤄졌다. 페이스북은 허위 계정·페이지를 조기에 적발했다면서 올해 미 대선을 앞두고 해외 허위정보 공작을 단속하는 자사 역량이 강화됐다고 홍보했다. 페이스북은 2016년 대선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 IRA와 관련한 공작 활동 10여개를 중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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