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디잔 키지(29)가 경찰관 2명의 총격을 받고 즉사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미국 시민들이 로스앤젤레스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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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서 경찰이 쏜 총을 맞고 흑인 남성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진 데 이어 이번 사건까지 발생하자 LA에서는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흑인 남성 디잔 키지(29)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LA 인근 웨스트몬트에서 경찰관 2명의 총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1일 LA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사건은 LA 경관 2명이 지난달 31일 사우스로스앤젤레스역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키지를 교통법규 위반 혐의로 불러 세우려다가 벌어졌다. 키지는 경관이 다가오자 자전거를 버리고 달아났고, 한 블럭을 쫓아온 경관 1명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키지는 도망가다가 옷이 든 꾸러미를 떨어뜨렸는데, 꾸러미에서 검은 권총 1정이 발견됐다. 그 순간 경찰 두 명 모두 키지를 향해 총을 쐈다.
보안관실은 성명에서 “키지는 총을 소지하고 있었고 경관을 폭행했다”며 내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보안관실은 경관들이 키지를 향해 총을 몇 발 쐈는지, 키지가 어떤 교통 법규를 위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키지 가족의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는 트위터에 “키지는 권총이 들어있던 옷 꾸러미를 떨어트린 뒤 그것을 줍지 않았다”며 “오히려 경관들이 (달아나는) 키지의 등 뒤에서 20발 이상 총을 난사했다”고 비판했다. 목격자인 알리다 트레조(52)는 “8~11발의 총성을 들었고, 밖에 나가 보니 한 남자가 총을 맞고 땅에 쓰러져 있는데도 경찰들이 그를 다시 쐈다”고 LA타임스에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6월18일 LA 경찰이 18세 히스패닉계 소년인 안드레스 구아르다도를 총으로 쏜 지 석달도 채 지나지 않아 벌어졌다. 유가족들은 실직한 배관공인 키지가 친구들을 만나러 이 지역에 왔다가 변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키지 사망 현장에서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경관 처벌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그의 이름을 말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키지를 쏜 경관들의 이름 공개를 요구했다. 또한 캘리포니아주 법무부장관이 이번 사건을 별도로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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