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 매수 더 늘 수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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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삼성전자) 팔고 갓슬라(테슬라)로 갈아탈까요?"
요즘 주식정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들이 적지 않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가 5만5,000원 주변을 맴도는 사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최근 한 달 새 70% 가까이 치솟았다. 삼성전자 주식을 열심히 사모으며 '동학개미'로 불렸던 개인투자자들이 이제 "갓슬라(God슬라 ㆍ신과 테슬라를 합친 말)"를 외치며 해외주식을 사들이는 '서학개미'로 속살을 바꾸는 분위기다.
테슬라 12.57% 폭등… 1년 만에 주가 10배
3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테슬라는 전장 대비 12.57% 폭등한 498.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테슬라가 5대 1 주식분할을 시행한 첫날이었다. 투자자들은 5분의 1로 저렴해진 테슬라 주식을 쓸어담았다. 이달 첫 거래일이던 지난 3일 주가 (297달러ㆍ주식분할 반영 가격) 대비 67.6% 상승한 가격이다.
테슬라 주가는 정확히 지난 1년간 10배가 올랐다. 작년 8월 30일 테슬라 주가는 45.1달러(역시 주식분할된 가격)였다. 1년 전 오늘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지금 1억원을 갖고 있을 거란 의미다. 애플 역시 주식분할 첫날을 맞아 전 거래일보다 3.39% 오른 129.0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도 이날 테슬라와 애플의 주가 폭등을 주목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 증권사 웨드부시의 대니얼 이브스 연구원은 "주식분할을 결정한 건 적절한 시기에 나온 현명한 조치였다"며 "마치 탱크에 더 많은 종류의 가솔린(휘발류)을 넣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키나한 연구원 역시 "주식 100주를 매수하는 게 이제 큰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매수를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학개미 "지금이라도 매수"
코로나19 여파에도 미 대형 기술주들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서학개미들의 진격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 규모(지난달 28일 기준 36억,7000만달러ㆍ약 4조3,500억원)는 테슬라의 10대 주주(시가총액 0.89%)에 해당한다. 주식분할 '호재'가 국내 투자자의 매수세를 더 부추길 여지도 적지 않다.
다만 주식분할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특히 테슬라 주가가 쉬어가는 구간 없이 상승한 탓에 경계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현재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ㆍ높을수록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뜻)은 1,100배에 달한다. 사라트 세티 더글라스 래인 매니징 파트너는 "전체 시장이 크게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이들 주식이 크게 움직였다"며 "버블에서 공기가 조금만 빠져도 시장의 나머지 부문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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