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도전끝 ‘인간승리’ 화제
골프아카데미 운영하며 훈련
“2년전 연장탈락 가장 힘들어”
35번 도전만에 KPGA 정회원 선발전을 통과한 윤창호(왼쪽)와 가족. [KPGA 제공] |
강산이 두번 변할 동안 두드리고 또 두드렸더니, 결국 문이 열렸다.
20년간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정회원 선발전에 도전한 끝에 꿈을 이룬 선수가 화제다. 올해 우리 나이 마흔인 윤창호가 그 주인공이다.
윤창호는 지난 8월28일 전남 나주 소재 골드레이크CC 골드, 레이크코스에서 끝난 ‘KPGA 투어프로 선발전 A조’에서 공동 7위의 성적으로 KPGA 투어프로에 입회하게 됐다.
2000년 7월 KPGA 프로(준회원) 자격 취득 이후 약 20년 2개월만이자 무려 35번의 ‘투어프로 선발전’ 응시 끝에 거둔 성과였다.
‘KPGA 투어프로(정회원) 선발전은 연 2회 열린다. 지역 예선을 통해 240명을 선발한 뒤 A, B조로 나누어 본선을 진행해 각 조 상위 25명씩 총 50명의 선수에게 KPGA 투어프로 자격을 부여한다.
윤창호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너무 오래 걸렸다(웃음). 항상 1부투어에 대한 꿈은 갖고 있었는데 대회에서 심리적 부담이 컸다. 첫날 잘치고 둘째날 많이 무너졌다”며 “이번엔 아내가 놀러간다 생각하고 하라고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우승 후에 전화했더니 ’축하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고.
부모님의 권유로 골프채를 손에 잡은 윤창호는 17세 때 본격적으로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다.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했음에도 경북 지역에서 거주하던 그는 ’골프명문‘ 대구 영신고등학교 골프부에 입학했다. 통산 4승의 류현우(39·한국석유)가 당시 윤창호의 동기였다.
’대구에서 골프 잘하는 것으로 유명했다‘는 윤창호는 골프를 시작한 뒤 3년만에 KPGA 프로 자격을 얻었을 정도로 재능을 보였다. 실제로 대구 출신이자 KPGA 코리안투어에서 5년 연속 장타왕을 차지했던 통산 4승의 김대현(32·제노라인)은 “중학생 때부터 (윤)창호 형을 알았다”며 “실력이 뛰어났고 남다른 감각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윤창호는 “준회원테스트를 쉽게 통과해 정회원도 곧 될줄 알았는데 자꾸 떨어지다보니 주위에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고, 나 역시 갈수록 부담을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군 복무하던 2002, 2003년만 제외하고 매 해 투어프로 선발전에 응시했지만 결과는 매번 탈락이었다. 특히 마지막 18번홀에서 보기를 하고 연장 끝에 탈락한 2018년에는 너무 충격이 커서 계속 도전해야되나 깊은 회의에 빠지기도 했다.
현재 윤창호는 대구 북구에 위치한 양지골프랜드 내 ’윤창호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주니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레슨을 하고 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레슨을 하고 점심 시간 혹은 늦은 저녁에 시간을 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2012년 두살 아래 아내(민경민씨)와 결혼해 두 딸(하윤, 하은)이 있다. 생계 유지도 중요한 만큼 레슨과 훈련을 병행하는 중”이라며 “아내의 내조와 응원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못왔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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