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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내가 스가보다 인기 많은데... 이시바, 또 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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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차기 총리 여론조사선 1위

의원 투표만 따지면 스가 우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사임 의사 표명 후 자민당 파벌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대세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자민당의 최대 파벌로 100명 가까운 의원을 보유한 호소다파는 31일 저녁 긴급 계파모임을 갖고 오는 14일 열리는 총재 선거에서 스가를 지지하기로 결의했다.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아소 다소 부총리가 이끄는 니카이파(47명)와 아소파(54명)도 기존 정책 계승을 위해 스가에게 표를 몰아주기로 결정했다. 이와는 별도로 30여 명의 무파벌 소장파 그룹도 스가에게 입후보를 요청함으로써 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대로 되면 스가는 총재 선거에 참여하는 국회의원 394표 중 50%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은 54명을 보유한 다케시타파도 스가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해 그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당원 투표는 하지 않고, 중·참의원 의원 394명과 광역지자체 대표 141명 등 총 535명의 투표로 결정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에 대해 올 들어 차기 총리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해 온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 당원 투표에서 아베에게 이겼으나 의원 투표에서 역전패한 그는 이번 선거가 통상대로 당원 투표 50%, 국회의원 투표 50%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시바파의 한 의원은 “차기 총재 선거에서 당원 투표를 제외하는 것은 밀실 정치”라고 반발했다. 이시바를 지지하는 의원들과 지방 당원들도 당원 투표 실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시바는 아베의 사임 발표 후 교도통신의 차기 총리 선호도를 묻는 긴급 여론조사에서도 34.3%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스가(14.3%)와는 20%포인트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시바는 줄곧 ‘반(反)아베’ 노선을 유지해왔다. 일본 국민 사이에선 그가 총리가 돼 일본 사회를 바꿔줬으면 하는 여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파벌 간 밀실 협상에 의해 자민당 총재가 결정되고 이어 총리가 되는 관례가 이번에도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시바가 다시 분루(憤淚)를 삼킬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올해 63세인 이시바는 돗토리현 출신의 2세 의원이다. 게이오대 졸업 후 은행원 생활을 하던 그는 돗토리현 지사와 자치대신을 지낸 아버지가 사망하자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권유로 29세에 국회에 입성했다.

연속 11선(選)을 기록 중인 그는 고이즈미 내각에서 방위청 장관으로 처음 입각한 후, 후쿠다 내각에선 승격된 방위성 대신을 맡았다. 외교 안보 분야에 해박하다.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을 합사 중인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선 부정적이나, 전력(戰力) 보유 금지를 규정한 헌법 개정엔 아베보다 적극적이다. 2012, 2018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악몽’에 시달렸던 아베가 “이시바는 절대 총재가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도 그에겐 걸림돌이다.

한편, 총재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1일 관저에서 아베를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TV 방송에 출연하며 집권 구상을 밝혔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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