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팅힐 카니발 맞아 아프리카 전통 헤어스타일 한 사진 올려
'문화적 전유' 지적 놓고 네티즌 의견 갈려…동료들은 옹호 분위기
자메이카 국기 비키니와 아프리카 전통 헤어스타일을 한 아델의 사진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세계적인 여성 팝스타 아델(32)의 축제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놓고 '문화적 전유'(cultural appropriation) 논란이 불거졌다.
문화적 전유란 특정 문화나 정체성의 요소를 다른 문화의 구성원이 가져다 쓰는 것을 말한다.
지배적인 문화의 구성원이 차별받거나 상대적으로 약자의 문화를 제대로 된 이해 없이 전용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백인이 흑인의 헤어스타일 등을 따라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31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 중인 아델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노팅힐 카니발' 축제 의상 사진을 올렸다.
매년 8월 마지막 주 런던에서 열리는 노팅힐 카니발은 유럽 최대의 거리 축제로, 화려하고 요란한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다.
노팅힐 지역에 많이 거주하던 카리브해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을 알리고 주민들을 단합시키기 위해 1964년 시작한 작은 음악회가 시초가 됐다.
올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축제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열리게 됐다.
이에 맞춰 아델은 자메이카 국기 무늬의 비키니를 입고 전통 아프리카인 헤어스타일인 '반투 올림머리'(Bantu knots)를 한 자신의 모습을 찍어 게시했다.
온라인 반응은 즉각 갈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델이 문화적 전유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아델은 우리가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던 반투 올림머리와 문화적 전유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팝의 최고 백인 여성들은 모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것을 보기 싫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당신이 문화적 전유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델의 최신 인스타 게시물을 봐라. 그녀를 가석방 없이 감옥에 수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네티즌은 아델의 인스타에 댓글을 달면서 "백인은 어떤 맥락에서도 반투 올림머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델을 지지하는 한 네티즌은 "자메이카인들이 화를 내지 않는데 어떻게 자메이카인이 아닌 이들이 화를 낼 수 있느냐"며 "(아델의 모습은) 그냥 평범한 카니발 복장이다"라고 옹호했다.
다른 네티즌은 "나는 자메이카인인데 (아델의 복장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면서 "우리는 걱정해야 할 더 큰 문제들이 있다. 인터넷은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소굴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델의 많은 셀러브리티 동료들도 인스타 게시물에 하트 모양 등의 이모티콘 등을 달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모친이 자메이카에서 태어난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 역시 아델의 게시물 댓글에 2개의 하트 이모티콘과 자메이카 깃발 사진 등을 올렸다.
앞서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대만계 미국인 제러미 린이 레게머리로 헤어스타일을 바꾸자 흑인 NBA 스타였던 캐년 마틴이 "너가 흑인이 되고 싶어하는 건 알겠지만 너의 성은 '린'이야"라고 조롱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발언 이후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지자 마틴은 린에게 결국 사과했다.
대만계 미국인 전 NBA 스타 제러미 린 [EPA=연합뉴스] |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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