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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2020 미국 대선

反인종차별, 美대선 최대 화두로…트럼프·바이든 '프레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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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속…트럼프 지지자 총격피살 '파장'

트럼프 "바이든은 지하실에 있는 인간"

바이든 "트럼프, 복수의 나라 원하는가"

이데일리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포틀랜드 시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과 반(反) 인종차별 시위 대가 충돌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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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피격사건 이후 다시 거세진 반(反) 인종차별 시위가 미국 대선의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해당 사건이 발생한 위스콘신주(州) 커노샤를 방문하기로 했고, 코로나19 이후 외부활동을 자제해온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후보도 현장유세를 개시하기로 했다. ‘법질서 집행’을 선도하는 모습을 과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두고 ‘분열 조장자’라고 비판하는 바이든 후보 간 세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 여기에 반 인종차별 시위대와 트럼프 지지자 간 충돌 과정에서 사망한 백인남성이 트럼프 지지자로 확인되면서 11월3일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벌이는 두 후보 간 프레임 전쟁은 한층 더 가속화하는 형국이다.

트럼프 ‘법 집행자’ 바이든 ‘폭력 선동’

백악관의 저드 디어 부대변인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밤 내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의 커노샤 방문 계획을 밝히면서, 이는 최근 폭동으로 인한 피해 점검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노샤는 지난 23일 블레이크가 출동한 경찰관들과 다투던 중 어린 세 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경관이 쏜 총탄 7발을 맞은 곳으로, 반 인종차별 시위의 ‘메카’로 부상했다. 최근 들어 다소 잠잠해진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건발(發) 시위를 다시 깨운 촉매제가 된 셈이다.

이번 방문은 법 집행관과의 만남을 통해 미국의 최고 ‘법 집행자’로서의 준엄함을 만천하에 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백악관의 마크 메도스 비서실장은 30일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법 집행과 법의 지배의 편”이라며 “그는 그 점에 있어서 매우 일관적이었다”고 했다. 다만, 블레이크 가족과의 접촉 일정은 여전히 조정 중인 상태라고 CNN방송 등 미 언론은 전했다.

민주당 측은 이번 방문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각을 세웠다. 케이트 베딩필드 바이든 캠프 선거대책부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여름 내내 폭력을 선동하려 했다. 그(트럼프)는 지지자들이 밖으로 나가 공격적으로 행동하도록 장려했다”며 이번 방문 계획을 비판했다. 현지에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커노샤 시장인 존 앤터러미언은 “현실적으로 우리는 그(트럼프 대통령)가 커노샤에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고, 위스콘신주 토니 에버스 주지사도 서신에서 “당신의 방문이 우리의 치유를 방해하고, 분열을 극복하고 함께 전진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지연시킬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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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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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트럼프 지지자 백인 사망…촉각


이런 가운데 지난 29일 포틀랜드에서 벌어진 반 인종차별 시위대와 트럼프 지지자들 간 충돌 와중에 사망한 백인 남성이 트럼프 지지자로 확인되면서 미 정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백인 남성은 사망 당시 ‘패트리엇 프레어’(Patriot Prayer)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패트리엇 프레어는 포틀랜드 지역의 극우 단체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단체의 조이 깁슨 대표는 워싱턴포스트(WP)에 “숨진 남성이 이 단체 소속이 맞는다”며 금명간 성명을 내겠다고 밝혔다.

‘법질서’를 부각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물고 늘어지며 정치에 끌어들였다. 그는 ‘그의 이름은 제이 비숍’이라고 사망자의 신원을 공개한 뒤,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고 경찰을 지지한 좋은 미국인이었다. 그는 포틀랜드에서 안티파(antifa·반 파시스트)에 의해 숨졌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리트윗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나라의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포틀랜드 사람들도 법과 질서를 원한다”며 “포틀랜드를 운영하는 멍청이처럼 급진 좌파인 시장들이나 범죄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거나 이를 지도하려고 하지 않는 지하실에 있는 어떤 인간은 절대로 이것(법과 질서)을 해낼 수 없다”고 썼다. 바이든 후보를 ‘지하실에 있는 인간’으로 치부하며 맹공한 것이다.

이에 바이든 측은 바이든 후보가 이번 주 현장유세를 나갈 것이라며 “경합주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관해 연설할 예정”(케이트 베딩필등 캠프 선거대책부본부장)이라고 했다. 바이든 후보는 성명에서 “상대방의 정치적 견해가 혐오스럽더라도 인명 손실은 비극”이라고 강조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서로에 대한 복수를 맹세하는 나라로 만들기 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하에선 국가가 분열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단합을 촉구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바이든 후보가 내놓은 가장 강력한 표현”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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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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