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일각선 '이러다 대표만' 되지 않을까 우려도
민주당 이낙연 의원(오른쪽), 이재명 경기지사./조선닷컴DB |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에는 이변없이 이낙연 의원이 선출됐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이기도 한 이 의원이 일단 민주당 당원들의 지지를 얻으며 대표에 당선되면서 향후 대선 가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 의원은 29일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60.77%의 지지를 얻었다. 전남에서 국회의원과 도지사를 지낸 뒤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 의원은 상대적으로 당내 지지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처음 치르는 당내 선거에서 단번에 대표를 거머쥐면서 어느 정도 지지기반을 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2022년 대선을 1년여 앞두고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에 출마해야 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내년 상반기에는 당대표를 그만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 대표를 지내며 자기 지지세를 만든 뒤 대선 후보로 나선 것과 비슷한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의원이 짧은 임기 동안 얼마나 리더십을 발휘하는지, 지지기반을 구축하는지 등이 향후 정치 행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내년 4월에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끄느냐는 문제가 과제다. 우리나라 절반 이상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모두 성추문 의혹으로 시정 공백이 생겨 치러지는 보궐선거라 공천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부터 정치적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출범 등의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도 숙제다. 176석의 거여를 이끌면서 야당과의 협치를 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 의원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경쟁구도를 어떻게 이끌고 가느냐도 관심사다. 이 이원은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현재까진 친문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 지지율 등락에 맞춰 이 의원 지지율도 움직이는 추세다. 최근엔 문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이 지사가 이 의원을 제치고 1위를 하는 여론조사도 나왔었다.
이 의원은 모든 정치적 이슈에 대해 매우 신중하며 안정적 정치인의 모습을 보이는 반면, 이 지사는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자기 지지층을 확보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는 이 의원에 대해 ‘이대만’(이러다 대표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날 대표직을 떠난 이해찬 대표는 퇴임 회견에서 “정치는 생물”이라며 다른 대선주자 출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은 이 의원과 이 지사가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차기 대선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변수가 무궁무진하다”며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의 등판도 또다른 변수”라고 했다. 다른 인사도 “이 의원이 친문 프레임에 갇혀 있지 말고 이낙연만의 정치를 보여줘야지만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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