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28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1실점(비자책), 안타 3개만 허용하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 경기에서 MLB 첫 승을 올렸던 김광현은 이날 1대1 상황이던 6회가 끝나고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세인트루이스는 3대4로 패했다.
수비 실책에 홈을 허용했지만 이날 김광현의 투구는 무결점이었다. 안타 3개 중 장타(2루타 이상)는 1개도 없었으며 6이닝 투구 수는 80개에 불과했다. 1회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은 이후 4회 1사 볼넷 전까지는 2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잘 맞은 듯한 타구들이 대부분 외야 뜬공으로 처리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김광현이 이날 던진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92.4마일(148.7㎞)로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선발투수들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과 비슷하다. 한마디로 빠른 공을 던지지만 '빠르기'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MLB 타자들에게 아직 공략당하지 않는 건 볼 배합과 완급 조절, 안정된 제구력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김광현은 1회 초 피츠버그 첫 두 타자에게 90마일 안팎의 패스트볼만 던졌다. 뒤이어 3번 타자에게는 패스트볼 없이 시속 5㎞ 이상 차이 나는 2개의 슬라이더와 그보다 10㎞ 이상 더 느린 커브를 던져 타이밍을 뺏었다.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타자 타이밍을 뺏는 투구를 펼칠 수 있는 데에는 20년 가까이 메이저리그 생활을 한 최정상급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투수 리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날 호투로 김광현은 MLB 데뷔 선발 3경기(15.2이닝)에서 1실점, 최근 2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에 성공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08까지 낮췄다.
김광현은 경기 후 "야수 실책이 나오면 그 이닝은 점수를 안 줘야 한다는 생각인데, 첫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돼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가 쫓겼다"고 평가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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