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대장염 악화…후계자 스가 관방 장관 유력"

일본 주간지 "아베, 난치성 질환 궤양성 대장염 재발"

"자민당 양원 총회에서 새 총재 선출하면 스가 유력"

최근 2주 연속 병원 진료를 받아 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궤양성 대장염을 다시 앓고 있으며 상태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이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새 총재를 뽑을 수 있으며, 아베 총리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유력한 후계자로 여기고 있다고 슈칸분슌은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병원 진료를 받고 관저로 돌아와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는 모습. /AFP 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지난 17일에 이어 24일에도 게이오대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공무 수행이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그는 1차 집권 중이던 2007년 9월 난치성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 때문에 중도 사임한 적이 있다. 게이오대 병원은 이 병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주간지에 따르면, 게이오대 병원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17일 방문 당시 '혈구성분 제거 요법(GCAP)'으로 불리는 특수 시술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GCAP 시술은 혈액을 체외로 빼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한 백혈구를 제거한 뒤 다시 체내로 넣는 정화법이다. 의료계 전문가는 이 방법으로 치료가 불가능할 경우 대장 적출 수술을 해야 한다고 잡지에 전했다.

이에 따라 슈칸분슌은 아베 총리가 치료와 휴식을 위해 총리직을 내려놓고 새 총재가 뒤를 이을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고 봤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한 인물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다. 관방장관은 일본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한다. 스가 장관은 그간 특별히 속한 파벌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지만, 아베 총리가 직접 지원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는 분석이다. 그는 아키타현(県) 농가 출신으로 고학으로 대학을 나온 경력 등 때문에 2세·3세 정치인이 많은 일본 정계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26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는 모습. 주간지 슈칸분��이 유력한 '포스트 아베'로 꼽은 인물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베 총리가 현재 대중 지지율 1위인 정적(政敵)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을 극렬히 반대한다는 사실도 스가 후계자설에 힘을 실어주는 배경이다. 자민당 규칙에 따르면 당 총재(총리)가 중도 사퇴할 경우 양원(참의원·중의원) 의원들과 당원 투표로 후임 총재를 선출한다. 긴급 시엔 양원 총회로만 새 총재를 뽑을 수도 있다. 파벌 규모가 작은 이시바로선 양원 총회가 열릴 경우 당선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스가 장관은 보도 전날인 26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았다. 포스트 아베 이야기는 시기 상조”라며 일단 말을 아낀 바 있다.

아베 총리가 애초 포스트 아베로 밀어줬던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낮은 대중적 인기, 능력에 대한 의문 부호 때문에 아베 총리가 후계자 지명을 포기했다는 얘기가 일본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도쿄=이태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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