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서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향 발표
육아휴직제도 보완·청년 및 외국인 취업 지원도
일각에선 출산율 고민 부족·실효성 문제 지적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주상돈 기자] 정부가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부모의 육아휴직 분할 사용 횟수를 늘리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준다. 평균수명 연장과 건강수준 향상 등을 감안해 경로우대 65세 연령 기준의 상향 논의를 본격화 하는 한편, 청년 취업 기회 발굴과 외국인 유학생의 중소기업 취업 등 인구구조와 연동된 취업시장의 변화에도 대안을 마련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원인으로 하는 출산률 급락 문제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각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7일 오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1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범부처 2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한 이 같은 내용의 '인구구조 변화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육아휴직 독려하고, 경로우대제도 기준 재논의= 정부는 저출산 대응책의 일환으로 육아휴직 분할 사용 횟수를 현행 1회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임신중 육아휴직도 허용토록 한다. 육아휴직 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한 기업에는 최초 1∼3회 지원금(월 10만원)을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내년부터 도입한다.
청년의 경제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주민센터ㆍ지방교육청 등을 통해 구직포기 청년을 발굴해 고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최근 일하는 노인이 많아지는 추세를 반영, '65∼69세' 취업자 수 및 고용률 지표를 개발해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현황을 파악하고 관련 정책 마련에 나선다. 통계청은 내년 1월부터 '15∼64세 고용률'과 별도로 '15∼69세 고용률'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공계 학부를 나온 외국인 유학생이 전문인력 자격(기능 인력)으로 국내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고, '복수국적제도'를 확대운형해 일자리 시장에서의 인구감소 현상을 보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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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65세 수준인 경로우대제도 기준연령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를 시작한다. 세부 방향이나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건강수준이 크게 개선된 만큼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했다. 2017년 조사에 따르면 노인이 생각하는 노인연령 기준은 70~74세(59.4%)가 가장 많았다. 정부는 이른 시일 내에 TF를 구성해 각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고령화 대응에 총력…근본대책 부족하다는 지적도= 교통체계도 고령 친화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저상버스와 승강설비를 늘리고 양로원, 전통시장 등 주변의 노인 보호구역을 확대한다. 고령친화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가칭 고령친화진흥위원회를 구성하고 민관협의체를 만든다. 내년까지는 고령자 행동정보 수집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령친화 제품ㆍ서비스 표준화 로드맵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의료, 돌봄ㆍ자립, 주거, 식품, 여가 부문에서도 유망 고령친화산업을 발굴ㆍ육성한다.
이밖에 고령자들의 금융환경 적응 등을 위해 '노인피해방지법'을 제정하고, 신규상품을 개발하면 의무적으로 연령별 영향분석을 하고 고령자 대상 불완전판매 처벌도 강화한다. 지역공동화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의 빈집 현황을 조사, 관리ㆍ활용방안을 구상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해 농어업 경쟁력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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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인구구조 변화의 '결과'인 고령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원인'에 대한 근본 개선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앞선 1기 TF 과제의 87.1%가 완료됐고 고용연장방안 논의를 위한 연구에도 착수했다고 자화자찬하는 사이 올해 2·4분기까지 사상 처음으로 3분기 연속 인구 자연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 이후 55개월째 감소중이고, 합계 출산율도 0.84명으로 통계작성 이래 최저치다.
이에 대해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왜 출산율이 낮은지 등 라이프사이클의 앞단에 대한 고민이 먼저 있어야 하는데, 결과만 놓고 대책을 마련한 듯 하다"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졌는데도 출산율이 낮다는 것은 취업이 어려워서, 그 이전에 좋은대학을 못가서, 집이 가난해서 등 큰 그림에서 사회 전반적 구조의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경제연구부장은 "관건은 노동력의 양과 질을 높이는 것인데 당장 단기적 실효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노동시장의 여건이 바뀌어야 하지만, 이해당사자 간 충돌이 커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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