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구자연감소 원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정부가 일자리를 통한 인구감소 대응책을 내놨다.
육아휴직 분할사용 횟수를 늘리고 임신 중에도 사용하게 하는 등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고, 청년과 고령층, 외국인 등 각 분야 경제활동참여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일자리를 지켜 인구감소 속도를 늦추고 노동력 부족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기획재정부 등 범부처 인구정책TF(태스크포스)는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향을 상정해 발표했다.
인구구조변화 대응방향은 최근 급격화된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밑그림이다. 2019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아이수)는 0.92명으로, 통계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출생아수는 14만2663명. 사망자수는 출생아수보다 9738명이 많은 15만2401명으로 올해부터 인구자연감소가 확실시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구구조 변화가 당초 예상보다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며 "잠재성장률 하락 부양부담 증가 등 경제·사회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위험요인으로 국가차원 총력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정부의 인구구조 변화 대응방향은 크게 △경제활동참여 확대 △노동생산성 제고 △지역공동화 대응 △고령화 대응 제도설계 등 4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여성과 청년, 고령자, 외국인 등 분야별 경제활동을 늘릴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현재 1차례인 육아휴직 분할사용 횟수를 확대하고, 임신 중에도 육아휴직을 허용한다.
기업에는 육아휴직 부여 기업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연장하고, 육아휴직·근로시간 단축제 사용 기업에 최초 1~3회 월 10만원씩 지원금을 지급한다. 예술인과 특별고용직 등에 대한 출산 전후 급여를 지급하고 육아휴직 대체인력 중개시장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지난달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가사근로자법을 올해 중 제정해 가사서비스 시장을 공식화해 가정의 가사·돌봄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청년층 고용지원을 위해선 올해 4~5월 발표한 고용안정대책, 공공·청년일자리 창출 계획 등 일바리 창출에 정부 역량을 집중한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반영된 청년 취·창업 지원 사업 조기 집행에 총력을 기울이고 한국판 뉴딜 이행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인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베이비부머의 은퇴 본격화에 따라 고령자 일자리 과제도 마련한다. '고령자 맞춤형 새 일자리' 등 새로운 고령자 일자리 모델을 만들어 기업의 고령자 고용부담을 완화하고 경제활동 통계 시 고령층을 △65~69세 △70세로 세분화 한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도 우수인재에 대한 귀화를 장려하고, 외국인 유학생에 취업문을 넓힐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제33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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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노동력의 질적 강화를 위해 평생교육과 직업훈련 연계를 강화하고, 2021년 전문대에 실무형 석사과정 운영이 가능한 마이스터 대학을 도입해 특성화된 업무역량 교육을 제공할 방침이다. 직업훈련이 필요한 수요자 측면에서 지원제도를 고쳐 온라인 비대면 교육 확대 등 재교육 제도도 마련한다.
인구감소 지역의 빈집을 활용하고 농어촌 분야 경쟁력 확보, 고령자 편의 교통시설 및 금융제도 도입 등 인프라 대책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저출산 문제에 대해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중심으로 연내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마련할 것"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710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시작하는 올해가 인구구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이번 대책이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추진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제도개선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보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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