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사태' 후 석달… 또 경찰 총격에 시위 확산
美 위스콘신주 비상사태 선포, 주방위군 두배로 증원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24일(현지시간) '흑인 피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화염에 휩싸인 한 교정국 건물 위로 성조기가 나부끼고 있다. 전날 커노샤에서는 비무장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어린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커노샤=AP연합뉴스 |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세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흑인이 경찰 총격으로 쓰러진 데 대한 시위가 확산하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25일(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규모 시위가 촉발된 커노샤에 배치된 주방위군 병력을 125명에서 250명으로 두배 늘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에버스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우리는 조직적 인종차별과 불의가 계속되는 것을 허락할 수 없지만, 파괴의 길로 계속 빠져들어서도 안 된다”고 폭력 시위 자제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23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이 쏜 여러 발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는 영상이 온라인으로 확산하면서 이틀 밤 연속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다. 블레이크가 쓰러진 차 안에 어린 아들 3명이 타고 있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민심이 더욱 악화한 것이다. 당시 경찰은 ‘가정 문제’로 현장에 출동했었다는 점 외에 구체적인 총격 배경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틀간의 폭력 시위로 건물 수십동이 불에 타고, 여러 점포가 파괴됐다.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23일(현지시간) 오후 5시께 경찰의 총격을 받은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고 로이터통신과 현지 지역매체가 보도했다. 사진은 경찰이 총을 쏜 후 한 여성이 다가와 팔짝팔짝 뛰고 있는 모습. 트위터 캡처 |
블레이크의 부친은 이날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격 피해자인 아들의 하반신이 마비됐다고 밝혀 시위대의 분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월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이후 석달 동안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벌어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블레이크에 대한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 사태는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넘어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샌디에이고, 포틀랜드 등 미 전역의 주요 도시들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
이와 관련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에 대한 즉각적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바이든 후보는 성명에서 “오늘 이 나라는 또 다른 흑인이 과도한 공권력의 희생자가 됐다는 분노와 슬픔 속에 아침을 맞았다”며 “즉각적이고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며 총을 쏜 경찰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구조적 인종주의를 없애야 한다. 이는 우리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라며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더 중요하게는 모두가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이상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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